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은 금통위 “집값 하락 땐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

자영업자 대출규모 축소 추정 가능성도 지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제 15차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있다./송은석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제 15차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있다./송은석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가운데 일부가 앞으로 주택시장 수급문제로 집값이 하락하면 가계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이 7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거시금융안정상황 점검회의 의사록(3월 23일)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주택시장에서 분양 및 완공되는 주택 수가 점차 늘어나는 데 반해 주택 실질수요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앞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만기 일시상환대출 비중이 높아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지 않은 데다 보증과 연계된 신용규모가 상당해 대출금리가 낮게 책정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의 금리변동 리스크가 작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가계부채의 정확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위원은 “과거 금융불안이 주로 종금사와 투신사, 신용카드사 등 비은행 금융부문에서 초래됐다”며 “최근에도 2금융권이 가계대출 증가 우려가 있지만 아직 관련 정보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은행 금융부문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분석을 강화하고, 비핵심부채 등 새로운 지표나 분석방법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통위원들은 현재 가계부채에서 고소득·고신용 차주의 비중이 높다고 해서 가계부채 상황을 양호하다고만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가계부채에서 고소득 차주나 고정금리 대출자의 비중이 커진다고 가계부채 상황을 안심할 수 없고 자영업자 대출규모 추정치도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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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통위원도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이 커져 가계의 금리상승 리스크는 줄었지만 금융기관의 리스크는 커졌다”면서 “금융안정 상황을 분석할 때는 양 측면을 종합해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자영업자 대출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위원은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규모 추정 시 개인사업자 대출 없이 가계대출만을 받은 자영업자는 포함되지 않아 자영업자 대출 추정치가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위원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포함해 기업신용 증가세가 최근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에 대한 자금중개기능이 약해지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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