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의 LG전자 챙기기는 각별했다. 스마트폰 열풍이 불었던 2010년 LG유플러스는 7,257억원 상당의 물품을 LG전자로부터 사들였으며 LG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40억원에 불과했다. 2012년에는 LG전자로부터의 매입액이 1조774억원으로 껑충 뛰었지만 매출액은 34억원으로 되레 줄었다. LG전자와의 매출·매입 금액을 별도 공시하지 않기 시작한 2013년에는 거래액이 1조2,708억원으로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양측간 거래액은 꾸준히 줄어 지난해에는 관련 금액이 6,781억원으로 2013년 대비 반토막 났다. 끈끈했던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LG전자와의 거래액이 최근 3년간 급속히 줄고 있다. LG유플러스와 LG전자 간 거래액 대부분은 스마트폰 구입 비용이다. 그만큼 LG전자 스마트폰을 LG유플러스 측이 구매해 주지 않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LG전자 스마트폰의 위상과 관련이 깊다. LG전자는 지난 2014년 약 600만대가 팔린 G3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내놓은 모듈형 제품 G5는 출시 석달 만에 일부 통신사에서 한대를 사면 한대를 더 주는 ‘1+1’ 행사를 벌일 정도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지난 2월 공개한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자료에서도 LG전자는 화웨이, 오포, BBK 등 중국 업체보다도 순위가 낮아 별도 순위가 공개되지 않을 정도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LG전자를 챙겨주고 싶어도 손을 쓰기 힘든 상황이 계속됐던 것.
LG유플러스 측에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에 따라 보급형 제품 수요가 늘면서 스마트폰 구입 비용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놓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LG유플러스의 단말기 판매에 따른 매출은 2013년 3조5,986억원에서 이듬해 단통법 시행에 따른 영향으로 2조5,881억원으로 대폭 줄었으며 2015년에도 2조1,526억원으로 추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관련 매출이 지난해 2조4,390억원으로 반등한 반면 LG전자와의 거래금액은 2015년 7,769억원에서 이듬해 6,781억원으로 줄며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LG전자와의 거래를 줄인 이후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13년 5,421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7,465억원까지 뛰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플러스가 지난 2014년 아이폰을 도입한 이후부터 LG전자와의 거래량을 유지하기 어려워 졌다”며 “무엇보다 LG전자 출신인 권영수 부회장이라 할지라도 공정거래법 관련 이슈 등으로 관련 제품을 지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