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이노베이션, "2020년까지 주행거리 500㎞ 배터리 개발"

중국 사드 리스크 기술개발 및 투자로 극복

LG화학·삼성SDI 등 배터리 기술경쟁 본격화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한번 충전시 50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배터리 생산 능력을 3.9기가와트까지 끌어올린 SK이노베이션이 기술개발을 통해 중국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한번 충전시 50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배터리 생산 능력을 3.9기가와트까지 끌어올린 SK이노베이션이 기술개발을 통해 중국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한 번 충전으로 500㎞를 주행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선보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을 기술개발과 투자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까지 500㎞ 주행 배터리 기술개발을 추진하면서 LG화학과 삼성SDI, 테슬라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의 기술 경쟁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9일 “최근 중국 배터리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닥친 위기를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배터리 충전기술 개발과 향후 시장 확대에 대비한 대규모 투자로 대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완전 충전할 경우 약 350㎞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앞으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혁신적으로 높여 500㎞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며 개발 시점을 2020년으로 못 박았다.

업계에서는 주행거리 500㎞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 대중화의 전제 조건으로 보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1회 주유로 갈 수 있는 거리(400㎞)만큼 가야 사람들이 불안감 없이 전기차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기술 개발과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전기차 배터리의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 초부터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대해 생산·개발·품질·설비 면에서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모범규준’을 만들고 이를 인증해왔으며 작년 말에는 인증 기업 대상 기준을 연산 8기가와트(GWh)로 강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생산 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경쟁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든 상황으로 바꾸고 있다.


이에 국내업체가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를 쓸 경우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국내 기업과 거래를 끊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도 중국 베이징 자동차와 합작해 설립한 배터리 팩 공장을 올해 초부터 가동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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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선(先)수주 후(後) 생산이라는 전략 덕에 여전히 배터리 생산라인은 100% 가동하고 있어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궁극적으로 중국 시장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문제가 되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은 2020년이면 만료되고 이 때부터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한 2020년 기술개발 완료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용우 SK이노베이션 B&I(배터리&정보전자소재)사업 경영기획실장은 “회사가 독자적으로 보유한 양극재와 분리막 등 핵심기술의 적용과 업그레이드, 신소재를 활용한 신공법 개발로 주행거리 50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주행거리 500㎞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배터리 생산 업체의 기술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업체는 물론 테슬라 등 외국 기업도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행거리 500㎞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현재 리튬이온배터리를 능가하는 혁신전지 개발 등 향후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업체들의 기술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결국 기술경쟁에서 이기는 기업이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데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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