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의 본질을 생각해 봤습니다. 인생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리스크 관리의 과정입니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차조심 하기, 수심이 깊은 곳에서 물놀이하지 않기 등을 지키며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위험하다고 여행을 하지 않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항공사 정비원이 잘 정비를 하고 훈련받은 조종사가 운항을 맡으며 노련한 관제사가 악천후에도 안전하게 활주로로 비행기를 유도할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예전처럼 정기예금, 국공채 수익률이 4~5% 이상이 되고 물가가 안정적이라면 굳이 투자를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6% 내외로서 투자 수익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요즘 같은 때에는 투자를 통한 수익을 추구해야 합니다. 자산의 종류는 크게 부동산과 금융자산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만 오늘은 금융자산의 위험 분산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금융상품의 리스크는 어떻게 분산하면 안정적인 투자가 될까요.
첫째 성질이 다른 상품에 투자합니다. 금융용어로는 상관관계가 적은 투자를 추천합니다. 주식과 채권처럼 방향성이 완전히 똑같지 않으면 분산투자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역발상은 원화와 달러를 분산하는 것입니다. 일부 금융자산을 달러로 운용하면 어떨까요. 예전에는 달러 투자가 현금 보유, 정기예금 정도에 그쳤으나 지금은 온 국민의 재테크 상품으로 불리는 ELS도 달러로 가입이 가능합니다. 또 미국, 유럽등지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도 달러로 가입 가능한 상품이 수 십 가지가 넘습니다. 위험 감내 수준을 높여보면 미국 본토의 주식을 직접 매입하거나 미국에 상장된 ETF를 매수할 수도 있겠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 트럼프의 경제 활성화 정책 등으로 환율이 오를 거라 예측하는 경제연구소 전망을 고려할 때 자산 분산의 메뉴판에는 달러를 꼭 포함해 보시길 바랍니다.
둘째, 시기를 조절하여 투자합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불입하면 시장이 오르거나 내리면서 평균 매입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자산관리 공부를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용어 중 하나가 평준단가인하 효과(dollar cost averaging effect)입니다. 사회 초년생으로 매월 급여를 일정 부분 모아 적금을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적립식 펀드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할 것을 권유합니다.
셋째, 지역을 분산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2%에 불과합니다. 미국·유럽·일본 같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등 신흥국에도 눈을 돌려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펀드나 ETF 같은 상품을 통해 각국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10만원의 돈으로도 편안히 휴대폰으로 미국 사막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니까요.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왜 자꾸 투자를 권유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이에 대한 답변은 대략 이렇습니다. 내가 에디슨이 될 수는 없어도 에디슨의 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우리 금융시장의 시스템 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