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 '월계수 양복점' 열연…배우 김영애씨 별세

암 투병 중에도 연기활동을 이어오던 배우 김영애씨가 9일 오전 10시58분, 66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 2012년 MBC TV ‘해를 품은 달’ 촬영 도중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같은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드라마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이 사실을 숨긴 채 병원을 오가며 연기를 이어갔다.

그는 ‘해를 품은 달’ 이후에도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며 드라마·영화에서 연기활동을 계속해왔다.

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 ‘미녀의 탄생’ ‘킬미힐미’ ‘닥터스’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변호인’ ‘우리는 형제입니다’ ‘허삼관’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인천상륙작전’ 등 5년간의 투병기간 중에도 15편이 넘는 작품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그는 지난해 8월부터는 KBS 2TV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특유의 강단있는 모습으로 양복점 안주인 역할을 연기해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급작스럽게 병세가 악화해 병원에 입원했고, 이후 넉 달 가까이 병원과 촬영장을 오가며 연기를 펼쳤다. 극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고인은 진통제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마지막까지 촬영현장에서 연기 투혼을 쏟아냈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산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71년 MBC 공채 탤런트 3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당신의 초상’ ‘엄마의 방’ ‘빙점’ ‘가을여자’ ‘아버지’ ‘형제의 강’ ‘파도’ ‘장희빈’ ‘달려라 울엄마’ ‘황진이’ ‘로열패밀리’ 등의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누렸다.

그는 2009년 ‘애자’로 영화계에 복귀해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SBS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 대종상 여우조연상,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코리아드라마어워즈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또한 성공한 황토 화장품 사업가로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2001년 참토원을 설립하고 황토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그는 2004년 ‘달려라 울엄마’를 끝으로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외동아들 이민우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1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