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대선을 재현하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선거전략은 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후보 4인이 맞붙은 지난 1987년 대선이 모델이다. 후보 5명이 난립한 대선판에서 보수와 대구경북(TK) 진영의 표를 결집하면 낮은 지지율로도 당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987년 대선을 보면 1노3김으로 후보가 나뉘고 결국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다”며 “당시 민주화운동이 한창인 때였는데도 (보수진영의) 노 후보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경남도지사 사퇴를 몇 시간 앞두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는 불과 36.6%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김대중·김영삼·김종필 후보가 호남·부산경남(PK)·충청 표를 나눠 가진 결과 TK에서 몰표를 받은 노 후보가 승리한 것이다.
홍 후보는 “수도권과 호남은 문재인 후보(더불어민주당)와 안철수 후보(국민의당)가 양분할 것”이라며 “(내가) TK와 보수표를 결집하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남도지사직 사퇴를 계기로) 이제 내 말문이 트일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주요 공격 대상은 안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후보는 “유권자들이 안철수의 정체를 알면 나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 후보 쪽으로 옮겨간 ‘집 나간 토끼’를 다시 불러들이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에 대해서는 “모셔야 할 분”이라며 “조만간 만나 (단일화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