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3년간의 노력이 경이적인 결과로 돌아온 것입니다.”
‘공포의 외인구단’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전승 우승을 달성하면서 새러 머리(29·캐나다) 감독의 지도력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8일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끝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4부리그 세계선수권 최종 5차전에서 네덜란드를 2대0으로 누르고 5전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10개월 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릴 바로 그 장소에서 사상 첫 3부리그 승격이라는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세계랭킹 23위의 한국은 이제 세계 15~20위권 팀들과 경기하며 또 한 번의 비약적인 기량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안방 올림픽에서 ‘꿈의 1승’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수확했다. 올림픽에는 대부분 1부리그 팀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한국의 1승은 어렵다는 게 객관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한 수 위의 중국을 처음 꺾는 이변에 이어 3부리그로 도약한 최근의 기세라면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대표팀은 2014년 부임한 여자 외국인감독 머리의 ‘언니 리더십’ 아래 똘똘 뭉쳐있다. 피아니스트 출신에 의대 대학원생도 있을 정도로 대부분 뒤늦게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진 선수들이라 의욕이 남다르다. 머리 감독은 “제가 부임한 뒤 3년 동안 선수들이 정말로 열심히 훈련했다”며 “(올림픽까지) 시간이 많지 않지만 체력을 키우고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등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은 캐나다 남자 대표팀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감독을 지낸 세계 아이스하키계 거물 앤디 머리의 딸이다. 그는 부임 초 매일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1시간씩 조언을 받기도 했다.
협회의 지원으로 오는 9월 미국 전지훈련을 떠나는 대표팀은 현지 대학 1부리그 팀들과 연습경기로 기량을 점검한다. 앞서 8월에는 6위 스위스, 12위 프랑스와 평가전을 통해 강팀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계획이다. 스위스는 올림픽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팀이다. 한편 북한은 2승3패를 기록, 5부리그 강등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