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단독-박정호 SKT사장 "인간 빼닮은 AI 만들겠다"] "AI, 포털 검색보다 사람과 더 가까운 결과 내놓는다"

오픈마켓·티맵·인터넷TV등

AI 플랫폼 '누구' 활용해 결합

강력한 시너지 효과 낼수 있어

"글로벌 수준과 기술 격차 커"

M&A·외부 전문가 수혈 나설듯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인공지능(AI)’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2,600만명이 넘는 가입자와 현재 제공 중인 다양한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2,600만명 가입자가 오픈마켓인 ‘11번가’, 온라인 지도서비스인 ‘티맵’, 인터넷TV인 ‘B TV’, 검색포털인 ‘네이트’ 등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다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디바이스(기기)들이 스마트폰, TV, 자동차 등으로 나눠 있어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다. 하나의 최적화된 이용환경으로 모든 서비스를 묶는다면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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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선택한 해법이 AI 플랫폼이다. 음성인식 기반 스피커이자 AI 플랫폼인 ‘누구(NUGU)’를 중심축으로 관련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누구’를 중심으로 한 SK그룹사 플랫폼 묶기 전략은 올 초부터 가속도가 붙었다. SK텔레콤 측은 지난달부터 누구를 통해 11번가 추천 상품을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누구에서 제공하는 프로야구 경기 결과 등은 네이트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B TV의 채널 변경 등 조작도 가능하다.

박 사장은 또 “AI는 포털 검색과 비교해 사람과 더욱 가까운 결과를 내놓는다”고 강조했다. AI를 포털 영역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는 AI를 통한 검색이 키워드 입력 방식의 포털 검색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 검색 작업은 지인에게 물어볼 때와 달리 키워드를 별도 정리한 후 입력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AI가 고도화되면 “오늘 뭐 먹지?”라는 마땅한 정답이 없는 질문에도 이용자의 컨디션이나 일정에 따라 다양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 현재 구글과 네이버가 장악한 검색광고 시장에서 SK텔레콤이 음성검색광고로 공략하면 시장을 양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누구는 오는 2020년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이후 선보일 자율주행차 서비스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과 해외시장 진출이다. 박 사장은 “우리나라 AI 기술은 글로벌 수준과 많이 떨어져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SK C&C 사장 시절 IBM의 왓슨을 파트너로 삼은 것은 이 같은 격차 때문”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AI 업체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사장은 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사운이 걸린 인수전에 깊이 관여한 M&A 전문가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향후 3년간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신성장산업에 5조원가량을 쏟아붓기로 한 만큼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외부 전문가 수혈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AI사업단을 맡은 이상호 단장도 지난 2005년 검색업체인 첫눈을 시작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거친 국내 음성인식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로 꼽히는 등 추가적인 인재 영입 가능성이 높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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