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바른정당의 유승민(캐리커처) 대선후보가 “생즉사 사즉생(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을 외치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대선 이후 당장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총선까지 내다보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대선 전 혹은 대선 이후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정치권에서는 연일 바른정당과 유 후보를 둘러싸고 연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날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기자들과 만나 “좌파가 집권하면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된다”며 “보수우파 정치권에 호소한다. 보수우파 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책임”이라며 바른정당에 러브콜을 보냈다.
유 후보의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그치면서 국민의당 등 연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근 우클릭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손잡을 경우 단순한 지지율 합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 후보와 안 후보가 연대할 경우 부동층의 상당수를 움직여 단순히 2~3%가 움직이는 것 이상의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유 후보가 완주하기보다 안철수 대세론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유력하게 거론돼온 자유한국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높다. 홍 후보의 지지율이 10%를 넘지 못하고 단일화의 조건인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청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당내 의원을 제명시키거나 탈당시키는 조치는 원래도 어려운데 친박 의원을 대상으로 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완주 이후의 상황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대선 이후 다른 정당과 손잡고 공동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바른정당이 무난한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용철 부산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제는 유 후보의 개인 지지율을 올리기보다 정당 자체를 알리는 데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며 “이대로 다른 당과 손잡는다면 흡수통합에 그쳐 바른정당으로서 생명을 잃게 되는 만큼 대선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자유한국당을 보수라고 인정 안 하고 홍 후보도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홍 후보와 단일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