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영업익 12조' 한전 웃을 때, 민간발전사 수익은 반토막

저유가 기조 발전용 원료단가 ↓

작년 폭염으로 전력사용량 늘어

단가 비싼 LNG쓰는 민간社는 휘청

급전 순위, 환경·안전도 고려해야





한국전력(015760)은 지난해 유례없는 경영 실적을 거뒀지만 민간발전 기업들의 수익은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11조3,467억원)보다 5.7% 늘어난 12조16억원을 거뒀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10조원대 이익이고 매출액은 60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한전의 이 같은 실적은 저유가 기조 속에서 발전용 원료 가격이 내려간데다 지난해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주력인 민간 발전사들은 실적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SK E&S와 GS EPS, 포스코에너지 등 민간발전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50억원으로 2015년(4,746억원)보다 무려 35% 급감했다.


발전업계에서는 한국전력과 민간발전사 간의 실적 양극화 원인을 국내 전력 수급 구조 때문으로 본다. 국내 전력 수급은 철저하게 경제원칙에 따라 급전 순위가 결정돼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과 석탄을 사용해 생산하는 전기를 먼저 구매하고 이후 모자라는 부분을 LNG 발전소가 담당하고 있다. 전기가 부족한 시기에는 LNG로 생산한 전기까지 모두 구매해야 했지만 전력 공급이 크게 늘어난 지금은 생산비가 비싼 LNG 발전까지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민간발전사의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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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민간발전기업은 지어놓은 발전소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발전원별 설비용량을 보면 원전이 22%, 석탄화력발전소가 30%, LNG발전소가 31%이지만 발전량은 원전이 30%, 석탄이 41%, LNG가 22%다. 설비는 LNG가 가장 많은데 전기 생산은 가장 적게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LNG발전소의 이용률은 평균 39%로 10곳 중 6곳이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도매단가가 꾸준히 낮아진 것도 민간발전사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초 1킬로와트시(㎾h)당 90원선에서 연말에는 70원대까지 하락했으며 이는 2014년 평균(141원)의 절반 수준이다.

민간발전업체 한 관계자는 “민간 LNG 발전소는 정부의 수요 예측에 따라 건설을 승인한 것으로 전력난이 극심했던 2013년부터 전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거 건설을 허락한 것”이라며 “예측과 달리 전기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생산단가가 비싼 LNG발전이 전력 구매 후순위로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민간발전사들은 전기 급전 순위를 단순하게 경제적 논리로만 결정하지 말고 환경과 안전 같은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초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환경비용을 고려하면 유연탄의 발전 단가는 가스발전보다 34배 이상”이라며 “우리는 경제급전을 원칙으로 발전 연료비만 반영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환경비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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