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하는 봄꽃을 따라 국내 여자프로골프 투어도 수도권에 상륙했다. 지난주 제주에서의 국내 개막전으로 2017시즌 레이스에 본격 돌입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이번주 경기 용인으로 건너왔다. 대회장인 88CC(파72·6,583야드)는 만개한 개나리와 진달래·목련 등으로 새 옷을 입었다. 그러나 출전선수들은 봄꽃을 즐길 여유가 없다. 한층 치열해진 경쟁 때문이다.
13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제3회 삼천리투게더 오픈은 2015년 초대대회에서 전인지가, 지난해 2회째에는 박성현이 우승한 대회다. 이 대회 우승자가 어김없이 그해 상금왕에 올랐고 차례로 미국에 진출했다. 출전선수들의 눈빛이 더 매서운 이유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1억원 늘어난 9억원의 총상금을 내걸고 4라운드 대회로 확대했다.
최대 관심사는 지난주 데뷔 첫 승을 올린 이정은(21·토니모리)과 지난해 대상(MVP) 고진영(22·하이트진로)의 샷 대결이다. 지난해 우승 없이 꾸준한 성적을 모아 신인왕에 올랐던 이정은은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와이어투와이어(전 라운드 내내 선두)에다 2위와 4타 차의 압도적인 우승을 달성했다. 이정은은 3개 대회에서 약 1억4,700만원을 쌓아 상금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미국이 주 무대인 김효주라 금세 추월이 가능하다. 이정은은 “매 라운드 샷 감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이번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지난 시즌 상금 2위(약 10억원), 평균타수 2위에 오른 강력한 ‘포스트 박성현’ 후보. 지난달 중국에서 열렸던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은 시즌 두 번째 출전이다. 당시 6위에 올랐던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 나갔다가 돌아왔다. 고진영은 “지난주 잘 쉬면서 컨디션이 돌아왔다. 시차 적응도 끝냈다”는 말로 우승 각오를 대신했다. 고진영은 동갑 친구들인 김민선·백규정과 첫 이틀간 같은 조로 경기한다. 이정은은 이소영·배선우와 한 조다. LPGA 통산 4승의 장하나(25·비씨카드)도 2주 연속 국내 팬들을 만나며 이승현·조윤지·조정민 등도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노린다.
같은 기간 미국 하와이의 코올리나GC(파72·6,397야드)에서는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이 열린다. 올해 7개 대회에서 5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은 ‘8전 6승’에 도전한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며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선 상금·올해의 선수 포인트 1위 유소연은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3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같은 조로 13일 오전 대회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