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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회사채 상환확약'으로 국민연금 막판 설득...오늘 최종 결정

이동걸 산은 회장,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본부장 전격 회동

국민연금 오늘 투자위서 결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13일 저녁 대우조선해양(042660) 회사채 채무 재조정을 놓고 전격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은 국민연금에 만기 연장한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상환에 대한 이행 확약서와 이를 위한 별도 계좌를 협상 카드로 제시했고 국민연금은 14일 오전까지 최종 검토한 뒤 투자위원회를 열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 3월23일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방안이 나온 직후 감정의 골까지 드러내온 양측의 수장이 직접 만난 것만으로도 타결의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게 양측 주변의 반응이다.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에 따르면 양측 수장과 실무진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이후 만기 연장되는 회사채의 상환 가능성을 놓고 집중 논의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은 만기 연장되는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의 상환에 대해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위험노출액이 가장 많은 수출입은행이 각각 이행확약서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채무조정 방안에서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들의 회사채는 만기를 3년 연장하고 금리를 1%로 낮춰 3년 분할상환하기로 했다. 이행확약서는 일종의 각서로 국민연금이 주장해온 서면 보증에 비해서는 법적 강제성이 약하지만 국책은행의 확약서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있다는 게 산업은행 측의 입장이다. 특히 산은은 에스크로 계좌를 개설해 신규 지원금 중 2조 9,000억 원 중 일부를 국민연금이 투자한 회사채 상환용으로 쌓기로 했다. 에스크로 계좌는 상거래 양자 간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제 3자가 대금을 갖고 있다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지급하는 방법이다.


양측은 이날 회동에서 나눈 방안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등 채무재조정 방안을 두고 처음 행보를 맞췄다. 그동안 양측은 언론을 통해 상대방이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책임을 미루며 공방을 벌여왔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양측의 수장이 언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의사를 타진했는데 직접 얼굴을 맞대고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면서 “양측이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채무재조정과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중 어떤 게 더 손실이 큰지 판단을 잘 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애초 이날 오후 국민연금은 강면욱 본부장과 내부 관계자가 참석한 투자위원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동의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었다.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그동안 산업은행이 제공한 객관적 정보가 부족한 탓에 국민연금이 사실상 반대인 기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었다. 국민연금은 산업은행이 실사회계법인인 삼정KPMG가 작성한 대우조선해양의 실사자료를 전부 공개하지 않아 경영 전망을 신뢰할 수 없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배를 건조하면 손실이 사라지는 선수금환급보증(RG) 형태여서 이미 투자금이 묶인 사채권자가 더 불리하다고 주장해왔다. 현 상태의 대우조선해양은 배를 지어 인도할수록 채권단의 RG 부담은 줄지만 인도 대금이 비용보다 낮아 적자가 커지기 때문에 회사채 투자자의 손실은 늘어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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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회의 직전인 이날 오후 이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과 협상 여지가 100% 열려 있다”고 발언한 직후 상황은 급변했다. 국민연금은 오후 예정한 투자위를 연기하고 산은과 접촉해 회동을 타진했고 전주로 내려가던 강 본부장도 서울에 올라와 이 회장을 만났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50%를 받을 수 있는 채무재조정을 선택할지 10%밖에 받을 수 없는 P플랜을 택할지는 자명하다”면서 “일각에서 채무재조정 후 대우조선해양 경영이 악화돼 P플랜보다 나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아무도 모르는 추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종 타결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산은은 국민연금이 마지노선으로 주장해온 만기 연장 회사채에 대한 서면 보증은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14일 오전 최종 투자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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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김흥록기자 why@sedaily.com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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