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참여한 곳은 선술집만이 아니다. 인테리어회사 창업에 참여해 실무를 총괄하고 있고 서울 상암동에는 푸드코트 안에 식당을 임차받아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다(多)품종 다(多)수익’ 구조를 만든 셈이다. 한 곳에 ‘올인’해서는 안정적 수입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김씨는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등 떠밀리듯 창업에 나섰다가 대부분 실패하고 만다”며 “평생직장은 없다는 각오로 자발적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성공 창업의 세 번째 원칙인 것이다.
자신의 미래에 불안과 압박감을 느낀 직장인들이 사표를 던지고 창업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40~50대 이상이 주류였던 창업 시장에서 30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젊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커피 전문점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사례도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박람회 참석자 1,059명을 분석한 결과 예비창업자의 비중이 24.1%로 40대(30%) 및 50대(25.3%)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최근 창업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바로 문을 열 수 있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30대 창업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생존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06만8,000명의 개인사업자가 신규 창업을 했다. 기존 사업자까지 포함하면 590만명이 비슷한 업태를 놓고 다투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폐업한 개인자영업자가 73만9,000명이나 된다는 통계가 피부로 와닿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영업자들이 짊어진 대출도 골칫거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총 480조2,000억원으로 이를 환산하면 가구당 1억1,300만원가량을 빚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출금리가 오르면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폐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창업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햄버거집을 차리려면 주요 체인점에서 적어도 반년은 일해보고 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영업에 대한 환상도 곤란하다. 커피 전문점 열풍에 힘입어 불과 3~4년 전만 해도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겼으나 최근에는 과잉 경쟁이 빚어지면서 레드오션 업종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내 커피숍이 1만8,406곳에 이를 정도다. 치열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대박이 아니라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경고다. 이 밖에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견이나 헬스·피부관리 등의 서비스 업종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탐사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