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하루 앞둔 14일 북한과 미국 간 ‘강대강’ 대치가 극한상황으로 치달으며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북한의 인민국 총참모부는 대변인 성명을 내고 “남조선의 오산과 군산·평택을 비롯한 미군기지들과 청와대를 포함한 악의 본거지들은 단 몇 분이면 초토화된다”며 초강경 무력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미국이 사상 최초로 최강 위력의 ‘GBU-43’ 폭탄을 아프가니스탄에서 투하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벼랑 끝’ 발언으로 맞선 것이다. 중국은 북미 간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한반도 해역에 잠수함 20척을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한국의 군사 요충지와 청와대, 일본 및 미국 본토 등을 직접 거론하며 “미국의 날강도적인 정치, 경제, 군사적 도발 책동을 우리 군대와 인민의 초강경 대응으로 철저히 짓부셔버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도 이날 평양에서 진행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무모한 군사작전을 벌인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선제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강력한 핵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핵을 통한 반격 등을 시사했다. 러시아 매체인 프라우다는 “북한이 평양시민 60만명에게 퇴거령을 내렸다”며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라고 전했다.
미국도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군사대응 검토에 나섰다. 백악관 당국자는 13일(현지시간) 이번주 말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과의 상의를 전제로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한 군사 옵션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GBU-43 사용이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냐’는 질문에 “북한은 문제인데 그 문제는 처리될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도전을 해결하도록 돕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언제라도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전쟁이 벌어지면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대변인을 통해 “모든 당사자들의 자제를 촉구하며 도발적 행보가 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