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이 풍부한 기관투자가나 돈 많은 ‘큰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대체투자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영역으로 성큼 들어왔다. 이제는 증권사나 은행을 찾는 것만으로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건물에 투자를 하고 유럽연합(EU)의회가 입주한 오피스의 임대수익을 챙길 수 있다. 또 서비스가 좋구나 하고 여겼던 중동의 아랍에미레이트항공에 비행기를 리스해주고 수익을 얻는다.
초저금리 시대에 주식과 채권 수익도 마땅치 않은 투자자에게 해외부동산·항공기 등 대체투자는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꼽히지만 막상 투자하기는 망설여진다. 빌딩·물류센터·발전소·항공기 등 대체투자로 분류되는 기초자산도 한두 가지가 아닌데다 환헤지 여부에 따라 위험요인도 달라지다 보니 대체투자가 ‘대체 뭔지 모르겠다’는 투자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곳곳이 지뢰밭인 대체투자를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등장했다. 14일 개강을 일주일 앞둔 대신증권(003540) 반포WM센터 대체투자학교는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했다. 회의실을 강의실로 세팅하고 각종 자료 등을 구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대체투자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할 예정이다. 오는 20일 개강하는 대신증권 대체투자학교는 주 2회 2개월 과정으로 구성됐다. 대신증권의 프라이빗뱅커(PB)와 고객이 함께 대체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맞춤형 상품까지도 공유해 만들 수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분위기에 휩쓸려 해외부동산펀드에 가입해 낭패를 보는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며 “대체투자상품의 올바른 인식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처음으로 대체투자학교를 연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대신증권이 제2창업의 의지를 내세우며 올해 초 론칭한 첫 자산관리(WM)센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자산관리 중심으로 영업의 틀을 변화시키는 대신증권의 첫 실험이기 때문이다. 장영준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은 “노후자금을 지키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준확정금리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상품은 대체투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대체투자학교는 PB들에게도 환영을 받고 있다. 불완전판매의 부담이 줄고, 고객은 자신의 선호와 맞는 상품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고객과 함께 직접 상품을 설계하고 대체투자 노하우가 풍부한 운용사를 통해 헤지펀드로 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강사진은 대체투자 전문가와 헤지펀드운용사 펀드매니저 등으로 꾸려졌다. △경제신문 보는 법과 금융상품의 이해 △헤지펀드를 선택할 경우의 주의점 △대체투자의 위험성 검토방법 △대체투자 사례를 통해 본 수익모델 등 강의는 직접 투자할 때 필요한 내용으로 꾸려졌다.
대체투자 가운데 반포WM센터는 담보금융이라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지난해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자금을 일부 모집해 투자한 1,5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인수금융도 장 센터장의 아이디어였다. 개인이 기업에 직접자금을 조달하는 최초의 사례로 꼽히는 금호고속 인수금융 건은 한편으로 대우건설 보통주를 담보로 설정해 리스크를 낮췄다. 대신증권이 그룹차원에 협업을 통해 만든 한남더힐의 중순위 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대신하임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호’도 대표적인 상품이다. 미국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채권 유동화 펀드의 경우 연 10%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장 센터장은 “만기 1년, 연 목표수익률 6%이상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대체투자학교에서 연 6%이상의 수익창출이 가능한 상품의 구조를 직접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종호·서지혜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