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달러 쌀 때 사자” 지난달 외화예금 705억弗 사상최대



지난달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원화 강세로 달러 가격이 싸지자 가계와 기업이 달러화 예금을 크게 늘린 탓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7년 3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5억4,000만달러로 지난 2월보다 26억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은행에 예치한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외화예금이 7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외화예금은 올해 1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외화예금 가운데 미국 달러가 크게 늘고 있다. 달러화 예금 잔액은 601억4,000만달러로 한 달 사이 21억6,000만달러 늘면서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웃돌았다. 이 가운데 기업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이 13억6,000만달러 늘었고 개인의 달러화 예금도 8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연초 이후 지속되는 원화 강세 영향 때문이다. 1월 평균 1,182원24전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133원95전까지 하락했다. 달러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지자 기업과 개인들이 사들였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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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이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가 하반기에는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감충식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수입 기업은 달러화가 쌀 때 사야 수입 대금을 지급할 때 유리해는 것처럼 수출 기업이 환율 변동을 감안해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시기를 늦춘 영향이 크다”며 “개인들도 달러 강세를 기대하고 상대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사는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엔화 등 다른 통화도 예금이 늘었다. 엔화 예금은 지난달 42억6,000만달러로 1억1,000만달러 증가했고 유로화 예금은 1억달러 늘어난 31억달러를 기록했다. 위안화 예금 역시 13억6,000만달러로 한 달 사이 1억8,000만달러 뛰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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