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참사 3주기] "미안해, 잊지 않을게"…전국이 노란 물결

목포 신항 주변에 노란리본 가득

서울선 유가족 '눈물의 편지낭독'

안산 추모제엔 시민 2만명 모여

19일부터 세월호 본수색 나설듯

16일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이 노란 리본이 빽빽이 달린 펜스 옆을 걸어가고 있다. /목포=신다은 기자16일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이 노란 리본이 빽빽이 달린 펜스 옆을 걸어가고 있다. /목포=신다은 기자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은 16일 서울·안산·목포 등 전국 곳곳의 거리가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이날 목포 신항으로 향하는 6차선 대로의 양 옆에는 시민들의 다짐을 담은 플래카드와 리본이 빽빽이 달려있었고 생선을 다듬는 횟집 상인들의 가슴에도 노란 리본이 눈에 띄었다. 분식집 벽면에 커다란 리본 플래카드를 건 김미정(45)씨는 “(희생자들이) 꼭 내 딸 같다”며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라고 적힌 배지 100여개를 직접 주문해 손님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서울 경복궁역 인근 서촌 골목에는 상인들이 매 놓은 노란 손수건과 5층 높이의 초대형 리본이 바람에 나부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유가족과 생존자들도 꽁꽁 묻어두었던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기억문화제’ 편지낭독회에서 고(故) 박성호군의 누나인 박보나씨는 “머리를 염색하고 멋진 옷을 차려입은 너, 여자친구 손을 잡고 걸어가는 너를 길거리 곳곳에서 본다”며 “더 나은 세상 만들겠다는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세월호 사고에서 생존한 김성묵씨도 “2년여를 외부와 단절한 채 약으로 버텨왔다”며 “(차기 정부는) 부디 죽음을 선택당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16일 전남 목포의 한 식당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목포=신다은 기자16일 전남 목포의 한 식당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목포=신다은 기자



목포 평화광장 발언대에 선 희생자 유가족 김광배씨는 “(세월호가 올라온 날) 열일곱의 짧은 생을 마친 곳이 저 배 안인가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시민들과 연대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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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문화제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안산 참사 추모제 ‘기억식’은 추모객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원고 5기 졸업생의 합창, 가수 안치환과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 함민복 시인 등의 시 낭송으로 진행됐다. 목포시는 ‘봄날의 꿈-춘·몽’이라는 행사를 열고 시내 고등학생 100여명과 문화예술단체의 노래, 공연으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했다. 퍼포먼스를 보며 눈물을 훔친 양지은(23)씨는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경기도 안산시에서 열린 청소년 추모문화제에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풍선을 들고 있다./안산=연합뉴스지난 15일 경기도 안산시에서 열린 청소년 추모문화제에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풍선을 들고 있다./안산=연합뉴스


한편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와 선체 정리업체 코리아쌀베지 등은 18일 수색계획을 발표하고 19일 본수색을 시작할 방침이다. 본 수색 착수 전 미리 수색할 지점은 왼쪽으로 드러누운 세월호의 아래쪽인 좌현 부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목포=신다은·박진용기자 downy@sedaily.com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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