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삼표시멘트 소수지분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판다

회생법원, 19.09% 매각 공고

서울회생법원이 ‘스토킹 호스(stalking-horse)’라는 인수합병(M&A) 기법을 활용해 삼표시멘트 소수 지분을 매각한다고 17일 밝혔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의향서를 낸 후보와 가계약을 맺은 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나타나면 그 기업과 계약하되 원래 후보에는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서울회생법원 법인회생1부(정준영 수석부장판사)는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삼표시멘트(옛 동양시멘트) 소수 지분(19.09%)의 매각을 이날 공고했다. 삼일회계법인 주관으로 실시되는 이번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을 적용했다. 서울회생법원은 “기업의 성공적인 회생절차 졸업을 위해 스토킹 호스 기법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표그룹은 지난 2015년 동양시멘트 지분 54.96%를 인수한 뒤 사명을 삼표시멘트로 바꿨고 소수 지분 매각은 그 후로 두 차례나 추진됐으나 모두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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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호스는 회생·파산에 이른 기업이 신속하게 자산을 팔아 재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미국 등지에서 활발하게 이용하는 M&A 기법이다. 기존의 회생기업 M&A는 주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돼 잠재 인수자들이 눈치싸움을 벌이다 거래가 결렬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비해 스토킹 호스 방식은 조건부 양수인(인수후보)과 먼저 수의계약을 맺고 공개입찰을 거친다. 더 좋은 가격을 써내는 곳이 있으면 그 기업과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원래 후보에게는 보상금 명목의 해지비를 지급해 거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법원은 과거 경남기업이 보유했던 베트남 하노이 소재 빌딩인 ‘랜드마크72’을 팔 때 스토킹 호스 방식을 고려했지만 실제 활용하지는 않았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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