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脫유커 사드 위기 극복 나선다] “유커때 수준 매출 회복…상품 진열도 동남아 고객 입맛 맞췄죠”

<3> 여행금지 한달, 명동은...

주말을 맞은 지난 15일 명동 거리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 금지로 큰 타격을 입었던 명동 상권이 최근 들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박윤선기자주말을 맞은 지난 15일 명동 거리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 금지로 큰 타격을 입었던 명동 상권이 최근 들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박윤선기자




# “어서 오세요, 고객님. 50% 할인 행사 중입니다.” 지난주 말 기자가 찾은 명동에서 한 점원이 한국어로 호객행위에 열중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어만 넘쳐나면서 ‘명나라 동네’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명동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화장품 가게 직원은 “중국의 여행 금지 이후 유커가 자취를 감췄지만 내국인은 물론 일본·동남아시아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최근 들어 명동 방문 고객이 다시 예년 수준으로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4월 들어 하루 매출이 유커가 많이 방문했던 때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일 매출이 예전보다 더 늘어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15일부터 이뤄진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로 타격을 받고 있는 명동 상권이 한 달 여가 흐르면서 매출이 다시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3월 말만 해도 15일부터 시행된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로 명동은 말 그대로 을씨년스러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동 상권이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화장품 진열대도 중국인이 좋아하던 마스크팩 일색에서 동남아 고객들이 즐겨 찾는 미백·선케어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명동 전체 고객 50%가 日·동남아…중동人도 증가

“날씨 좋은 날에는 하루 장사 유커 많을때보다 나아”

“쇼핑 쾌적” 매장들 북적…면세점은 내국인으로 붐벼




◇중국어 사라지고 늘어나는 한국·태국어 호객행위=지난주 말 기자가 찾은 명동은 인파로 가득 찼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내국인과 일본·동남아 고객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여행 금지가 본격화된 3월 중순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였다. 중년부터 10대까지 삼삼오오 쇼핑을 하고 있는 내국인들은 물론 사리를 입은 인도인과 히잡을 쓴 중동계 관광객들이 길거리 음식을 손에 들고 걷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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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매장의 도우미들은 중국어 대신 한국어와 일본어로 목청껏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SPA(생산유통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에서는 한글로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할인 쿠폰’이라고 적힌 종이를 고객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명동의 명물인 길거리 포장마차에서는 ‘사와디캅’이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 약 1년 만에 친구와 명동을 찾았다는 김지연(29세) 씨는 “명동에 사람이 많이 없다고 들었는데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며 “단체관광객이 줄어서 그런지 사람은 많아도 쇼핑하기 쾌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줄었던 매출도 다시 회복=아리따움 명동중앙점에서 근무하는 김효정 씨는 “중국인 고객들이 많이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인과 싱가포르, 태국 고객들이 많이 늘어 하루 매출이 거의 비슷하다”며 “중국인 고객들은 객단가가 높고 일본이나 동남아 고객들의 객단가가 다소 낮은데도 매출 차이가 없을 만큼 더 많은 숫자의 고객들이 매장을 찾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중동 쪽에서 한류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드라마 속 제품은 물론 아이오페나 한율 등 다양한 브랜드를 알고 오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리따움은 그동안 중국어로 제작해온 행사 아이템 홍보물을 다음주부터 일본어로 만들어 붙일 예정이다.

명동 초입에서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 역시 “최근 들어 일본과 동남아 고객들이 늘어나 명동 전체 고객의 50% 정도까지 올라왔다”며 “중국인 고객들은 마스크팩을 선호했지만 동남아 쪽에서는 선케어와 미백 제품이 인기여서 이런 제품을 위주로 진열하고 판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5월 첫째 주는 통상 중국 노동절 연휴 마케팅을 펼쳤지만 올해는 일본 골든위크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면세점 분위기도 역전됐다. 통상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건물에서 가장 붐비는 공간은 9층에서 12층까지 마련된 면세점. 그중에서도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화장품 매장이었지만 이날은 9층에 임시로 마련한 백화점 봄 세일 이벤트장이 가장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매대에 쌓인 할인 제품을 가져가려는 고객들로 걸어 다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황금연휴를 맞이해 내국인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상반기 중 대만과 태국·베트남에서도 여행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중동 지역 고객들도 꾸준히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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