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고 유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을 추적 중인 예금보험공사가 미국 법원에서 유 회장 일가를 상대로 첫 승소 판결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예보는 유 회장의 차남 혁기씨와 차녀 성나씨를 상대로 미국 뉴욕법원에 제기한 약식소송에서 지난해 11월 승소했다고 전했다. 유 전 회장의 채무를 상속자인 자녀들이 대신 갚아야 한다는 취지다.
예보가 유씨 일가로부터 유 전 회장의 채무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돌려받을 돈이 얼마인지 따지는 소송(판결금액 확정절차)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당장 유씨 일가로부터 재산을 환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보는 유씨 일가에게 회수할 금액을 지난해 말 기준 190억원으로 산정하고 있다.
예보는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자원받고 파산한 신세계종금과 쌍용종금 재산환수 과정에서 유씨 일가 재산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신세계종금·쌍용종금 대출금에 연대보증을 선 유 전 회장을 상대로 환수 소송을 벌인 결과, 유 전 회장이 예보에 갚아야 할 돈은 147억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그는 6억5,000만원을 갚고 남은 재산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전 회장은 다른 재산이 발견되면 상환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140억원을 탕감받았다.
예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유 전 회장의 숨겨진 재산이 드러나자 재산환수 작업을 벌여왔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