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삼성 “5분 만나 청탁할 시간되나”…檢 “SK·KT 모두 거절한 요구 삼성만 들어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뒤 처음으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단이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변호인단은 뇌물을 약속하기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이 너무 짧았다고 했고 특검은 삼성그룹이 유독 비선실세 최순실씨 지원에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진행된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 4인의 공판에서 특검은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 부회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조서를 보면 이 전 부회장은 “2014년 9월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이 끝나고 테이프 커팅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대통령이 예정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주변인에게 물어보니 이 부회장과 독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5분쯤 지나 대통령이 등장했다”고 기억했다.


변호인단은 “이 전 부회장의 진술은 독대 시간을 약 5분으로 기억하는 이 부회장 주장과도 맞아떨어진다”며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대통령은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부탁하고 이 부회장은 경영 현안과 관련한 정부 지원을 부탁하는 일이 과연 가능하냐”고 따져물었다. 특검은 이날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부정한 청탁과 대가를 처음으로 약속했고 이 부회장도 이때 최씨와 정씨에 대해 알게 됐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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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오모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팀장의 진술조서를 토대로 SK그룹이 지난해 2월 말께 펜싱을 포함한 종목의 해외 전지훈련 명목으로 89억원을 최씨 소유 비덱스포츠로 지원해달라는 박 전 대통령측 요구를 거절한 경위를 공개했다. 특검은 “SK뿐만 아니라 KT도 비슷한 요구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SK와 KT는 모두 수상쩍은 지원 요청을 거부했는데 유독 삼성이 지원에 앞장선 건 대가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는게 특검 논리다. 삼성은 2015년 8월 비덱스포츠의 전신인 코어스포츠와 213억원짜리 스포츠 용역계약을 맺었고 이중 77억9,735만원을 실제 송금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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