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2017 상하이 국제모터쇼’의 키워드다.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가 3,000만대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 맞춤형 차량부터 글로벌 최초 신차들을 대거 선보였다. 총 1,400여개의 차량이 전시됐고 아시아 또는 전 세계에서 처음 공개된 신차만 해도 113종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은 현대·기아차 역시 현지 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현대·기아, ‘서비스+신차’ 전략으로 중국 시장 만회=현대·기아차는 상하이 모터쇼의 전략을 공격이 아닌 방어 차원에서 짰다. 한류 스타를 동원했던 예년과 달리 중국 댄스팀이 신차 소개 중간에 흥을 돋우는 정도였다.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의 장원신 총경리 부사장은 “분위기를 고려해 차분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새로 선보인 차량은 철저히 실용 위주다. 현대차가 중국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ix35’와 중국형 쏘나타(LFc)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올 뉴 쏘나타’를 최초 공개했고 기아차는 현지 전략형 소형세단 ‘페가스’와 중국 맞춤형 소형차 K2의 SUV 모델인 ‘K2크로스’를 선보였다. K2크로스가 2·4분기 가장 먼저 출격하고 올 뉴 쏘나타와 페가스는 3·4분기, ix35는 4·4분기 출시된다. 현대·기아차는 4차종 모두 젊은 층을 겨냥해 실용성에 초점을 뒀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분위기도 되살아나는 조짐이다. 소남영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 부사장은 “이달 초까지는 어려운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추가로 신차 라인업을 통해 중국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장 부사장은 “내년 초로 잡았던 중국 전용 모델 ‘위에둥’의 전기차 모델 출시 시점을 올 하반기로 앞당겼다”며 “신차 3종을 포함해 총 7종의 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다음주 상하이 모터쇼를 찾아 현지법인과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중국 시장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 치열=이번 상하이 모터쇼에는 유독 차세대 전기차들을 소개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많았다.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전기차보다는 앞으로 커질 시장을 선도할 미래형 모델들이 주를 이뤘다. 중국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폭스바겐은 오는 2019년 양산을 목표로 한 전기차 ‘ID CROZZ’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중국 시장을 주축으로 총 100만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아우디 역시 2019년 양산하는 ‘e-트론 스포트백 콘셉트’를 공개했다. 쿠페 스타일의 전기차로 1회 충전에 5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모델이다.
◇벤츠·BMW 세단 두고 자존심 대결=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자존심 대결도 치열했다. 벤츠가 상하이 모터쇼에서 최고급 세단 S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BMW는 중국을 겨냥한 신형 5시리즈의 롱보디 모델을 선보였다. 특히 벤츠에서는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이, BMW에서는 이안 로버슨 세일즈·마케팅 총괄 사장이 출동했다. 벤츠의 S클래스의 글로벌 판매 대수 중 중국 비중이 30%에 달할 정도로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벤츠가 소형차 A클래스 콘셉트카를, BMW가 쿠페형 모델인 X2 콘셉트카를 선보이면서 소형차 시장에서의 양사 경쟁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이=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