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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대광, "오묘한 색 '퍼플'…가장 저답지 않나요?"

2012년 ‘슈퍼스타K4’에 출연해 ‘홍대에 사는 홍대광’이라며 자신을 재치 있게 알렸던 참가자.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홍대광은 자신의 이름 앞에 자리한 ‘가수’라는 이름에 조금씩 의미를 부여해 나가고 있다.

지난 5일 네 번째 미니앨범 ‘앤드 유(And you?)’를 발표한 홍대광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전곡 자작곡은 물론 프로듀싱에도 참여하며 자신이 가장 원하고 잘할 수 있는 앨범을 완성시켰다.




/사진=CJ E&M, MMO엔터테인먼트/사진=CJ E&M, MMO엔터테인먼트


“여러 가지 고민과 걱정도 있었지만 작업하면서 행복했던 앨범이에요. 사실 앨범을 작업하는 건 마치 보석을 세공하는 것과 같더라고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가사 한 줄, 심플한 멜로디에서 시작해서 하나하나 옷을 입히고 광을 내면서 좋은 보석으로 만들어 내는 거죠. 이번 앨범에는 그 과정에 모두 참여하다보니 저만의 색깔이 확실히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독특하게도 그가 정의한 색채는 ‘퍼플’. 핑크색도 아닌 그렇다고 파란색도 아닌 두 가지 색의 경계 그 어디쯤에 있는 것 같은 오묘한 색이다.

“작곡가 구름과 작업을 하면서 이번 앨범은 너무 예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있었어요. 그동안 선보였던 노래들의 분위기 때문에 ‘목소리가 예뻐서 예쁜 노래만 하는구나’, ‘홍대광은 그것밖에 할 줄 모르는구나’라고 생각하실까봐 걱정될 때도 있었거든요. 저 역시 어두운 노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지만 아직 보여드리지 않았을 뿐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예쁘지 않되 듣기 편하고, 슬픈 듯 슬프지 않은 모호한 경계를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리고 그 경계가 가장 저답다고 느꼈어요”

/사진=CJ E&M, MMO엔터테인먼트/사진=CJ E&M, MMO엔터테인먼트


특히, 타이틀곡 ‘비처럼 fall in love’은 여타 ‘봄 캐럴’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하며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른 봄 노래들이 ‘꽃’ 그리고 ‘싱그러움’에 집중했다면 홍대광은 주로 ‘이별’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비를 봄과 연결 지었다. 조금씩 사랑에 빠져드는 모습을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에 빗댄 것.

“이 곡은 처음부터 ‘fall in love’라는 후렴 한 줄을 먼저 써놓고 시작했어요. ‘fall in love’에 대한 여러 가지를 상상하다보니 ‘봄비’가 떠오르더라고요. 벚꽃의 시작을 알리는 봄비, 그리고 봄의 끝을 알리는 봄비. 꽤 신선할 것 같았죠”


여기에 하루를 온전히 담아낸 것 같은 트랙 구성 역시 이번 앨범만의 특징으로 손꼽을 수 있다. 타이틀곡 ‘비처럼 fall in love’과 ‘이 노래가 끝나면’이 아침과 어울리는 감성을 전한다면 ‘떠나자’, ‘봄의 기적’는 낮, ‘넌 나에게 제일 소중해’과 ‘별이 된다는 것은’은 늦은 밤과 새벽의 감성에 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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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항상 환경과 상황,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을 찾아 듣는 편이에요. 가령 여행을 가면 그 분위기와 어울리는 곡만 찾아서 계속 듣죠. 그런 저의 성향처럼 이번 앨범에 아침부터 새벽까지의 감성을 표현해서 하루의 흐름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낮에 느낄 수 있는 에너지, 밤에는 잔잔하게 마음을 위로해주고 편히 잘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그림을 만들어 보려고 했죠”

앨범 수록곡 하나하나가 자신의 신체 일부 같다고 할 정도로 이번 앨범에 온전한 자신을 쏟아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중 가수가 마냥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터. 홍대광 역시 이러한 고민의 지점이 분명 있었다고.

/사진=CJ E&M, MMO엔터테인먼트/사진=CJ E&M, MMO엔터테인먼트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성에 대해 고민이 될 때도 많죠. 하지만 가장 멋있는 가수는 대중의 흐름에 쫓아가는 가수가 아니라 본인의 음악을 대중이 좋아하게끔 만드는 가수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말이 안 된다 생각할 정도로 위험한 선택이 있을지라도 그게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그것 자체로도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음악’ 그리고 ‘홍대광’이라는 두 가지에 오롯이 집중한 이번 앨범 발매에 앞서 홍대광은 자신의 모태와도 같은 ‘길거리 버스킹’ 이벤트를 펼치며 다시 한 번 초심을 다졌다. 과거 그에게 버스킹은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한 훈련의 장이자 음악을 계속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기도 했다.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버스킹을 할 수는 없게 됐지만, 그래도 편하게 제 음악을 즐겨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마음에 기분이 좋았어요. 저에게 버스킹은 무대에 대한 경험도 쌓게 해줬지만, 관객과 호흡하고 즉흥적으로 반응하면서 음악에 대한 즐거움도 알려줬죠”

‘가장 나다운 음악을 하고싶다’는 바람처럼 점점 뮤지션으로서 진화해가는 홍대광의 다음 목표 역시, 자신의 목소리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더 많은 대중과 만나는 데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을 통해 인사드리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음악을 즐길 수 없는 환경에 있는 분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버스킹도 해보고 싶고요. 24살 때 네팔에서 그곳 아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면서 음악으로 함께 소통했던 기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어요. 그런 것처럼 제 음악이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고 힘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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