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 혐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준비기일을 다음달 2일로 정했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정치적 영향 등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의 재판 절차가 다음달 9일로 예정된 대선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재판부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속히 기일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또 뇌물수수 혐의로 따로 재판 중인 최씨 사건을 “적정한 시기에 박 전 대통령 재판과 병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도 다음달 1일 첫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재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이 준비기일에는 나오지 않고 첫 재판기일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재판부는 수차례 준비기일을 열어 공소 혐의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확인하고 재판(심리) 계획을 세운 다음 본격적인 재판을 진행한다. 전례를 고려하면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는 첫 재판기일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은 40년 지기인 최씨와 나란히 피고석에 서게 된다.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8개나 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기존 유영하·채명성 변호사 외에 아직 변호인단을 추가로 선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 회장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의 전관 변호사를 대거 선임했다. 서울고검장을 지낸 국민수 변호사와 이준명 변호사(전 서울고검 검사) 등이다. 김앤장 변호사들은 지난해 가을 롯데 총수 일가 비리 사건 당시 신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이끌어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