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성산읍에 위치한 성산풍력단지 해상에는 거대한 프로펠러 여러 대가 서 있다. 제주도의 거센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기다. 이 발전소를 운영하는 곳은 화력발전소를 거느린 한국남부발전이다. 화력발전소가 왜 풍력발전을 운영하는 것일까. 남부발전이 에너지신산업 동력으로 ‘바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풍력 등의 청정 자원을 활용한 발전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남부발전이 발표한 국산풍력과 소수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가 그 연장선이다. 특히 단순 풍력발전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로 풍력발전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폐열 자원까지 활용해 농가 소득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에너지신산업 저변 확대와 ESS 산업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이다.
제주 성산풍력은 남부발전의 풍력 사업 대표 주자다. 제주 최초로 상업용 풍력 연계형 대용량 ESS를 구축했다. 성산풍력 2단계(8㎿·2㎿×4기)에 출력 2㎿, 충·방전용량 8㎿h급 ESS 설비를 갖췄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에 변경에 따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최대 5.5배를 인정받아 연간 7억7,000만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풍력연계형 ESS는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피크 시간대 전력을 공급해 전기에너지 활용도를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제주 성산풍력에 설치된 ESS는 풍력발전의 비율이 높은 제주도의 전력 계통 특성에 최적화된 지역협력형 사업모델로 발전효율을 제고할 뿐 아니라 제주 지역 전력 계통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에너지신산업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 부응을 위해 2019년까지 전국 각지에 100기의 소수력(하수의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 발전설비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소수력은 수도용 관로, 일반하천, 하수처리장 방류수 등 다양한 장소에서 활용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온난화 방지는 물론 발전연료 수입 대체 효과까지 기대되는 사업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