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맨투맨' 첫방 ②] 박해진X박성웅X김민정, JTBC 금토극의 효자 등극

연기 구멍이 없는 배우들의 환상 조합

드라마가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극본이나 연출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큰 몫을 한다.

JTBC 금토드라마 ‘맨투맨’(극본 김원석, 연출 이창민)에는 연기 구멍이 없다. 각기 다른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들은 캐릭터 하나하나를 살리며 이야기에 숨을 불어넣었다.


21일 방송된 ‘맨투맨’ 1회에서 박해진은 고스트요원 김설우 그 자체였다. 우선 비주얼로 시선을 압도했다. 모델처럼 큰 키와 조각 같은 외모가 비현실적 요원의 이미지를 더했다. 헝가리를 배경으로 마치 화보라도 찍는 듯한 모양새였다. 잠입 전문 요원답게 다양한 직업군을 코스튬하는 것도 볼거리였다.

/사진=JTBC ‘맨투맨’/사진=JTBC ‘맨투맨’


김설우는 완벽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완벽하지 않은 인물이다. 영어는 물론이고 헝가리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하거나 뛰어난 몸놀림으로 액션을 선보이다가도 스쿨버스 테러범을 제압할 때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여기에 차도하(김민정 분)를 만날 때마다 무언가 일이 이상하게 꼬인다. 박해진이 제작발표회서 “설우는 침착하고 세심하면서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 너무 완벽한 인물보다는 인간미 있는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가 그대로 실현됐다.

가장 큰 변신을 한 배우는 박성웅이다. 극중 “히어로 코믹스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개런티”라고 당당히 대답하는, 골 때리는 한류스타 여운광을 연기했다. 박성웅은 실제 모습이 저렇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여운광에 완벽 빙의했다. “촬영이 끝난 후 한 달 동안 역할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됐다.


여운광은 스턴트맨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배우. 그래서 그런지, ‘맨투맨’ 속 여운광이 촬영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액션을 기반으로 한다. 시청자들이 박성웅이라는 배우에 기대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지는 않지만, 이렇게 작품 속 작품을 통해 갈증을 해소했다. 여기에 허세 넘치고 푼수 같은 박성웅을 볼 수 있으니 시청자 입장으로서는 일석이조다. 박성웅은 그동안 이런 모습을 어떻게 숨겼나 싶을 정도로 능청스럽고도 자연스럽게 여운광을 선보였다.

관련기사



김민정의 푼수 ‘빠’ 연기도 일품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절대 예뻐 보이고 싶지 않다며 똑 단발로 변신할 만큼 ‘맨투맨’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김민정은 여운광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팬인 동시에 그의 기획사 실장인 차도하를 맡았다. 일명 ‘대포’라고 불리는 고성능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여운광의 사진을 찍는 모습은 스타를 따라다니는 10대 소녀 그 자체였다.

/사진=JTBC ‘맨투맨’/사진=JTBC ‘맨투맨’


사실 김민정도 가볍고 코믹한 연기에 제격인 배우는 아니다. 박성웅과 마찬가지로 좀 더 감정이 깊고 진지한 연기를 주로 해왔었다. 그런 두 사람이 코믹 케미를 선보이니 이다지도 새로울 수가 없다. 여운광이 다른 여배우와 키스 했다고 강에 빠뜨리려는 차도하도, 단독 헐리웃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소식에 외국 재벌 생일파티에 냉큼 간다는 여운광도, 김민정과 박성웅은 다른 옷을 입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연정훈과 채정안도 제 몫을 훌륭히 해냈다. 전작에서 완벽한 악역을 보여줬던 연정훈은 앞에서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면서 뒤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모승재를, 채정안은 국정원 장팀장(장현성 분)을 몰래 만나는 등 비밀을 쥐고 있는 송미은을 소화했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이들의 스토리라인에는 코믹적 요소가 빠진 만큼 연기력에서 부족함이 없어야할 터. 우선 1회 방송에서는 가뿐히 합격점을 넘겼다.

그 외 막강한 출연진들도 ‘맨투맨’의 품격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모승재와 긴밀히 협력하는 국정원 출신 국회의원 백인수 역의 천호진, 앞서 언급된 국정원 최고 브레인 장태호 팀장 역의 장현성을 비롯, 디테일한 감초 연기로 눈과 귀가 심심할 새를 주지 않는 여운광 소속사 대표 이시언, 내내 당하는 모습만 보여 짠한 마음을 들게 한 여운광 매니저 오희준까지! 누구 하나 연기로 빠지는 사람이 없다. 원래 저 직업을 가진 이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능청스럽게 해냈다. 연기에서 부족함이 없으니 시청자들은 온전히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된다.

1회에서 수많은 캐릭터가 쏟아져 나왔고, 현재 가장 주목되는 것은 큰 폭의 연기변신을 한 박성웅이다. 그러나 그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도 하나같이 쟁쟁하다. 어느 한 배우의 연기도 허투루 넘길 수 없다. 16부작이 끝난 후 가장 강렬한 인상은 남기는 배우는 누가 될까.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