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스포츠카 대명사 페라리 '도심형 차'로 새로운 도전

4인승 'GTC4 루쏘T'

창립 70돌 맞아 선보여

610마력 고성능 살리되

도심에선 '정숙한 주행'

뒷좌석도 넉넉한 공간















세계 최고 권위의 레이싱 대회 F1의 전설 엔조 페라리는 1947년 3월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그의 이름을 단 첫 번째 자동차 ‘페라리 125 스포트’를 내놨다. 그리고 2주 후 열린 로마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페라리는 이후 전 세계 서킷과 레이스에서 5,000회 이상의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950년 F1 월드챔피언십 이후 단 한 시즌도 빠지지 않고 F1에 참가한 팀은 페라리가 유일하다. 레이싱이 곧 페라리였고 페라리가 곧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카의 대명사가 됐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페라리는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600마력 이상의 고성능 스포츠카를 ‘데일리카’로 매일 매일 타고 싶은 고객들의 요구에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차가 바로 ‘GTC4 루쏘T’다. 국내에는 올해 2월 출시됐다. GTC4 루쏘T는 이름에 차량의 특징이 다 담겨 있다. GT는 장거리 고성능 주행용 차인 ‘그랜드 투어러(GT·Grand Tourer)’를, C는 지붕 라인이 낮고 날렵한 쿠페를 의미한다. 숫자 4는 4인승을, 루쏘는 이탈리아어로 고급스러움(Luxury)을 뜻한다. T는 성능을 극대화한 터보엔진을 장착했음을 알린다.


GTC4 루쏘T는 ‘FF’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도심형 차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진화시킨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엔진이 대표적이다. 12기통에 6,000cc가 넘는 엔진을 8기통 3.855cc로 다운사이징했다. 대신 출력은 최고 610마력에 최고 시속 32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는 3.5초 만에 도달하는 등 고성능 DNA는 그대로 유지했다. 고속 주행에서는 강력한 엔진 사운드로 페라리만의 감성을 자극하지만 도심 저속 주행 시에는 정숙한 모습을 나타낸다. 페라리는 GTC4 루쏘T의 엔진으로 ‘2016 올해의 엔진 대상’ 등 4개 부문을 동시에 석권했다.

관련기사



페라리가 자랑하는 최첨단 주행 기능도 녹아있다. 후륜 구동과 사륜 조향 시스템을 결합했다. 사륜 조향 시스템은 뒷바퀴를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조향해 코너링에서 차별화된 성능을 발휘한다. 운전자는 총 3개의 주행모드(컴포트, 스포츠, 젖은 노면)를 선택할 수 있다. 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은 운전자의 요구에 민첩하게 반응한다. 실내·외 디자인은 페라리만의 세련됨을 극대화했다. 곡선 위주의 디자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차체 뒷부분에는 직선을 강조해 도심형 비즈니스 세단의 느낌을 살렸다. 실내 공간(휠베이스)은 2,990mm로 포르쉐 카이엔보다 더 크다. 차 문은 2개지만 앞좌석을 젖히면 뒷좌석에 탑승할 수 있고 성인 남성이 앉아도 될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트렁크는 총 450ℓ로 준대형 세단 정도 크기다. 대형 여행 가방 2개에 중형 여행 가방 2개, 보스턴 백까지 들어간다. 2016 제네바 모터쇼에서 페라리는 전작인 GTC4를 공개하면서 트렁크에 골프가방 2개와 보스턴백 2개를 넣어 전시하기도 했다.

고급 스포츠카가 성능은 뛰어나도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비디오 시스템은 빈약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GTC4 루쏘 T는 10.25인치 HD 터치스크린을 장착해 각종 기능을 지원한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을 연결해 통화할 수 있다. 동승석 앞 대시보드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한 ‘듀얼 콕핏’도 빼놓을 수 없다. 동승자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의 주행 상태나 재생 음악 등을 터치로 변경할 수 있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3억원대로 예상된다. 페라리 공식 수입사인 FMK 코리아 관계자는 “고성능과 실용성을 동시에 원하는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 페라리의 감성을 더 충실하게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