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바른정당, ‘안보’ 고리로 한 반문(反文)단일화 추진

마라톤 의총서 ‘안철수+홍준표+유승민’ 3자 단일화 추진키로

김무성 "주적을 주적으로 부르지 못하는 대통령 안돼"

유승민 “ 단일화 반대..완주할 것” ..바른정당 내분 돌입할 듯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단일화 압박에 고개를 숙인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단일화 압박에 고개를 숙인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을 2주 앞두고 바른정당이 보수정당간 반문(반문재인) 단일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5% 이하의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자 정치생명에 위기를 느낀 소속 의원들이 당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반문 단일화가 성사되면 흩어진 보수표가 결집하면서 대선 구도에 일대 지각변동이 발생할 전망이다.

바른정당은 24일 오후 7시부터 25일 새벽 0시 20분까지 5시간 넘는 마라톤 의총을 열고 후보 단일화를 포함한 선거전략을 논의했다. 당 소속 의원 33명 중 유승민 후보를 포함한 31명이 참여했다. 김학용, 이학재 의원은 불참했다.

의총 직후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며 “다만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3자 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유 후보는 그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완주’ 의지를 표명한 유 후보쪽과 단일화를 주장하는 의원의 의견을 교묘하게 절충한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이지만 방점은 후자(단일화)에 찍혀 있다. 주 대표는 “세 차례의 대통령 후보 TV토론을 통해 북한을 주적이라 할 수 없는 후보는 막아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른바 ‘안보’를 명분으로 안철수(국민의당), 홍준표(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이 모두 참여하는 반문연대를 성사시켜 보수결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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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를 주장해온 김무성 의원도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주적을 주적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통수권자가 있을 수 있나”며 반문 단일화 추진을 공식화했다. ‘당장 내일부터 (단일화를) 추진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단일화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단일화의 효과를 보려면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3당간 단일화 논의가 물밑에서 오간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유 후보가 ‘완주’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단일화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주 대표는 “유 후보가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유 후보측 지상욱 대변인은 “유 후보는 3자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의총에서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단일화를 주장하는 김무성 의원측과 유 후보측간 내분이 격화되면서 바른정당이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자유한국당 내 친박 세력의 존재도 3자 단일화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친박세력 청산 없이는 중도 보수의 지지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영탁 기자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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