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22년간 독주해 오던 무전기 시장에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가 도전장을 던졌다. 이동통신사들이 포화 된 스마트폰에서 불모지였던 무전기로 눈을 돌리면서 무전기 시장이 이통사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LTE 무전기(PTT·Push To Talk) 사업 인가를 받고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무전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LG유플러스도 막바지 기술개발 중에 있어 올해 안에 무전기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무전기 통신 시장은 지난 22년 동안 KT 자회사인 KT파워텔의 독무대였다. KT가 독주했던 이유는 기존 무전기가 주파수공용통신(TRS)망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KT파워텔은 지난 1995년 TRS 사업 허가를 받은 뒤 무전기 서비스를 계속해 왔지만, 다른 이통사들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TRS망보다는 LTE망 투자에 집중했다.
이번에 이통사들이 무전기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LTE망을 쓰는 무전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른 이통사도 기존의 LTE 통신망에 약간의 기술과 인력을 투입하면 큰 비용 부담 없이 LTE 무전기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LTE 무전기 시장에서도 KT파워텔이 앞서 있다. KT파워텔은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LTE를 활용한 무전기 서비스 ‘파워톡 2.0’을 출시했다.
무전기 통신망이 TRS에서 LTE로 바뀌면서 무전기의 성능과 서비스도 다양해졌다.
일단 통신 속도가 빨라졌다. TRS는 2세대 이동통신 수준의 느린 속도 때문에 무전과 텍스트 메시지 등 간단한 기능만 제공했다. 이에 반해 LTE 무전기는 일단 고음질로 무전을 주고받을 수 있고 고화질의 사진이나 대용량 영상도 보낼 수 있다. 또 TRS망은 기지국이 촘촘하지 않아 지하나 섬·산간 등에서는 교신이 끊겼다. 반면 LTE는 망이 촘촘해 통신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스마트폰보다 뛰어난 무전기의 장점은 다자간 음성통화다. KT파워텔은 8,000명, SK텔레콤은 5,000명이 실시간으로 LTE 무전기를 통한 음성 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무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곳도 호텔과 병원, 건설현장 등 여러 명의 직원이 동시에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KT가 독주하던 시장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무전기는 특수한 장소에서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시장이 제한적이다. 이동통신 시장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무전기 사업에 진출한 뒤 일부 사업장에서는 기존 KT파워텔 서비스를 교체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LG유플러스까지 무전기 사업에 뛰어들면 경쟁은 격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사업 승인을 받은 뒤 일부 고객사에서 요청할 때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사업을 크게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