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에 위치한 ‘알짜’ 재건축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의 재건축사업이 일부 반대 주민 설득에 성공해 조합설립 절차에 돌입했다. 한강맨션의 재건축사업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지난 1970년대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는 이촌동 일대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강맨션 주택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2일 조합 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어 85%의 주민 동의율을 확보하고 25일 용산구청에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1971년에 완공된 최고 높이 5층의 23개 동, 전용면적 87~178㎡ 660가구의 한강맨션은 지하철 4호선 이촌역과 한강 사이에 위치한 입지에 높은 대지 지분율로 사업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전용면적 103㎡의 경우 대지 지분이 74㎡다.
이미 2003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이촌동 대로변에 위치한 상가동과 한강변에 위치한 28동과 38동 주민들의 반대로 조합설립에 필요한 조건인 개별 동 소유자 절반 이상의 찬성과 전체 조합원 75%의 동의를 얻지 못해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추진위원회는 1~2층이 상가로 구성된 상가동과 28동·38동을 재건축구역에서 제외하는 재건축계획안을 마련해 용산구청을 거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는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 부족을 이유로 옆 단지인 한강삼익 재건축계획안과 함께 심의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한강맨션 추진위원회는 주민 설득에 나서 올해 2월 상가동 주민들의 동의율이 50%를 넘었고 최근에는 38동 주민들도 재건축 찬성으로 돌아섰다. 추진위원회는 상가동과 38동을 포함해서 용적률 270%를 적용해 최고 35층, 1,450여가구를 짓는 재건축계획안을 최근 다시 서울시에 제출해 현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삼익 재건축계획안과 함께 심의해야 한다는 도시계획위원회의 요구를 반영해 관련 부서 의견 수렴을 거쳐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강맨션 바로 옆에 위치한 최고 높이 12층 2개 동, 전용면적 104~145㎡ 252가구인 한강삼익도 2003년 조합을 설립하고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한강맨션 재건축계획안에서 28동이 제외된 점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70년대부터 아파트 단지 조성이 시작된 서빙고아파트지구에는 한강맨션을 포함해 30개 단지 1만여가구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현재 한강맨션·한강삼익·왕궁은 재건축조합 또는 추진위원회가 설립돼 있고 신동아는 올 하반기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