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계열사 4곳 분할합병"…롯데 지주사 전환 첫발

쇼핑·제과·칠성음료·푸드

사업·투자회사로 분리한뒤

제과 중심으로 투자부문 합병

신동빈 회장 투자사 지분 늘려

중간지주 지분 20~30% 확보할듯

호텔 상장·경영권 분쟁이 변수

롯데 4개사 회사분할합병 비율 및 매수청구가




롯데그룹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의 인적분할 후 합병을 골자로 하는 지주회사 전환 방안을 마련했다. 첫 발걸음을 뗐지만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등 4개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를 개최하고 지주사 전환 관련 방안을 확정했다. 방안에 따르면 비상장 계열사 지분의 대다수를 보유 중인 4개사를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 뒤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투자회사가 하나의 중간 지주사로 합병하기로 했다. 매수청구예정가격은 롯데제과는 주당 20만4,062원, 롯데쇼핑은 23만1,404원, 롯데칠성은 151만1,869원, 롯데푸드는 63만3,128원 등이다. 최근 주가보다는 5~10% 가량 낮다. 26일 종가 기준 롯데제과는 21만4,500원이며 롯데푸드는 65만4,000원 등이다.

합병비율은 롯데제과는 1.00, 롯데쇼핑은 1.1844385, 롯데칠성음료는 8.3511989, 롯데푸드는 1.7370290 등으로 정해졌다. 합병비율대로라면 현재 롯데쇼핑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새로운 합병회사의 주식 118주 가량을 받게 된다.


인적분할 후 투자회사가 합병하면서 주식교환 등을 통해 남아 있는 순환출자 고리 중 상당 부분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이후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84%를 해소해 현재 67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 있지만, 합병 후에는 18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 과정에서 사업회사의 지분을 팔고 투자회사의 지분을 늘려 그룹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을 거치면 신 회장이 중간 지주사의 지분을 20~30%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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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등 4개사는 오는 8월14일부터 28일까지 합병통지반대 의견을 받은 뒤 8월29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번 회사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승인되면 10월1일 분할 합병이 시작되며 이후 각 회사는 변경상장 및 재상장 심사 절차를 거쳐 10월30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하지만 완전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당장 롯데그룹의 다른 한 축을 지탱하고 있는 호텔롯데와 호텔롯데가 지분의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도 지주회사 체제에 포함시켜야 한다. 애초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호텔롯데 상장이 적어도 올해 안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은 완전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대기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수년에 걸쳐 진행해왔으며 롯데그룹 역시 단기에 지주사 전환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호텔롯데의 상장과 다시 불거지는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전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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