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26일 1만 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4월 11일 이후 한 번도 하락 없이 상승세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5거래일 연속 사들였다. 우리은행의 외국인 보유율은 25.75%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전 정부 통제 아래 부실 기업 구조조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며 성장에 발목을 잡혀왔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 이른바 ‘뒷문 잠그기’가 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뒷문 잠그기란 부실 기업 여신신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조기에 털어내는 전략이다.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도 부실전이가 컸던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우리은행은 2010년부터 관리하면서 부실을 대비한 충당금을 쌓은 덕에 자율협약과 법정관리 사이 손실 규모다 100억 원 안팎으로 적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6년만에 분기 순익이 최대로 오른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놨다.
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6,3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8%나 급등한 실적이다. 단 3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1조2,613억원)의 절반 이상(50.5%)을 거둔 셈이다. 분기 실적으론 2011년 2분기(7,653억원) 이후 최대치다.
깜짝 실적은 비(非)이자 이익이 대폭 늘어난 반면 점포ㆍ인력 축소 등을 통해 비용은 크게 줄이면서 가능했다. 실제로 이자이익은 1조2,62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9%(116억원)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은 5,49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9.8%(3,090억원)나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증가는 이 행장이 올해를 ‘자산관리 원년’으로 선언하면서 주가연계신탁(ELT)ㆍ펀드ㆍ방카슈랑스ㆍ퇴직연금 판매 등에서 호실적을 거둔 영향이 컸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전분기보다 무려 29.3%(3,124억원)나 감소한 7,543억원에 그쳤다.
다만 주가가 오르면서 우리은행 민영화를 완성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지분 21.36%를 올해 내에 국내외 투자자에 매각할 계획이나, 1차 지분 매각 당시 1만 원 아래였던 주가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다 . 다만 우리은행의 수익 구조가 좋아졌고,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2만 원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입장에서도 ‘헐값 매각’ 논란 없이 공적자금을 회수했다는 명분을 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