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눈으로 확인 가능한 골프규칙 위반만 벌타

R&A·USGA, 규정 변경·시행

TV 재생화면 증거 능력 제한

선수 판단 중시 '렉시 룰' 도입도

앞으로는 골프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이 무조건 벌타 부과로 이어지지는 않게 됐다.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TV 재생 화면의 증거 능력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규정 변경 내용을 26일(한국시간) 발표했다. 기술력보다는 선수의 정직성을 더 중시하는 게 핵심인 이 규정은 즉시 시행된다.


변경된 규정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규칙 위반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벌타를 받지 않는다. 지난해 US 여자오픈에서 발생한 논란이 이에 해당한다. 3개 홀 타수 합계로 우승자를 가리는 이 대회 연장전에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연장 두 번째 17번홀(파4) 벙커에서 백스윙을 하는 도중 클럽헤드가 모래에 살짝 닿은 것이 발견됐다. 고화질 확대 화면으로만 확인이 가능한 장면이었다. 경기위원회는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노르드크비스트에게 규칙 위반 사실을 통보했고 비기고 있는 줄 알았던 그는 2벌타를 받아 결국 브리트니 랭(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제 이런 상황에서 선수는 벌타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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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변경 내용은 일명 ‘렉시 룰’ 도입이다. 해저드 등의 지역에서 볼을 드롭하거나 그린에서 마크했던 볼을 다시 놓는 과정에서 해당 플레이어가 ‘정확한 지점을 정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모든 행동을 했다’고 판단되면 벌타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렉시 톰프슨(미국)이 겪은 ‘4벌타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단독 선두를 달리던 톰프슨은 4라운드 경기 도중 ‘3라운드 17번홀(파3) 그린에서 집어들었던 볼을 정확한 위치에 내려놓지 않았다’는 시청자 제보가 받아들여지면서 벌타를 소급적용 받았다. 순식간에 4타가 불어난 톰프슨은 연장전에서 유소연(27)에게 패한 뒤 눈물을 쏟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경기위원회는 해당 선수, 그리고 동반 선수들과 논의한 후 그 자리에서 판정을 내리게 된다.

R&A와 USGA는 시청자 제보와 스코어카드 제출 뒤 벌칙 적용 등에 대해서는 더 논의하기로 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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