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성남을 찾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안방이다. 5,000여 명(문재인 캠프 추산)에 달하는 시민들은 문 후보를 환영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열고 “힘없고 ‘빽’ 없는 사람도 원칙과 상식을 지키면 잘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이 시장을 연설 마케팅으로 삼았다. 그는 “지난겨울 촛불광장에서 대한민국을 시원하게 해준 핵사이다, 이재명 시장은 촛불 승리의 일등공신”이라며 “이번에 저한테 져서 여러분 많이 아쉬우시냐. 이재명이 꿈꾸는 적폐청산과 대개혁은 이제 문재인의 꿈이 됐으니 걱정 마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이 만든 여러분의 성남을 보라”며 “전국최초 무상공공산후조리원 도입, 청년 배당 등 이제 성남이 전 국민의 바람이 됐다. 정치는 이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자신의 1호 공약인 안보 공약부터 연설했다. 그는 “불에 그슬린 보온병을 보고 박격포 포탄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안보를 말할 수 있겠느냐”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 가장 확실한 안보로 한반도 평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문 후보는 동성애 논란을 의식한 듯 “어떠한 차별도 반대한다”며 “모든 국민의 인권이 보장받는 나라를 만들겠다. 흙수저 금수저 따로 없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문 후보는 성남 맞춤형 공약으로 출퇴근 환경 개선을 제시했다.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30분께 연설이 시작된데다 서울로 출퇴근 인구가 많은 성남 시민을 겨냥한 셈이다. 그는 “콩나물 지하철에, 콩나물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 통학, 학원 다니기 힘들지 않겠느냐”며 수도권 광역급행열차 확대, 알뜰 교통카드 도입을 약속했다. 아울러 젊은 신혼 부부와 학부모를 겨냥 임기 내 국공립 유치원 비율을 40%로 확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신 기본료 폐지와 휴대폰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공약하며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했다.
이날 유세에는 이 시장의 부인인 김혜경 씨와 조국 서울대 교수가 함께 해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 씨는 “이재명 시장은 아마 지금 입과 몸이 근질근질 할 것”이라며 “시청에 갇혀있는데 저한테 빙의해서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손 잡고 같이 나타나니 여러분들이 좋다고 안아주신다”며 “추운 겨울 보내며 촛불 과장에서 우리가 했던 마음가짐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함께 성남시민이 같이해달라”고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조 교수는 “4년 전 문 후보가 집권했다면 나라 꼴이 이렇게 됐겠느냐”며 “우리에게는 최고의 선택지가 있다. 정치교체와 사회대개혁은 대통령 하나로 안된다. 국회의원 119명과 광역단체 지자체장이의 힘이 필요하다”고 문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유세에 앞서 개그맨 김민교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문재수’라는 역할로 문 후보를 연기하고 있다. 문 후보는 “반갑습니다. 문재수씨.정치가 개그의 소재가 돼 정말 좋다”며 김 씨와 포옹했다.
/성남=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