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근로시간 단축은 5당 주자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제외한 모든 주자가 공약으로 내건 사안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우선 주당 68시간에 달하는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연장근로 포함)으로 단축한 뒤 단계적으로 주당 40시간 이내(연간 1,800시간)까지 떨어뜨릴 방침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역시 구체적인 수치를 적시하지 않았지만 이와 유사한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에 달하는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일반 근로자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는 누구도 이견을 달기 힘들다.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이 아무런 완충장치 없이 도입될 경우 기업 부담이 일시에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인다’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격론 끝에 결국 통과가 불발된 것 역시 산업계 부담 경감을 위한 방안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여야는 ‘1주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 도입 여부, 휴일근로 중복할증 등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이런 가운데 대선주자들의 공약대로 차기 정권이 연착륙 방안 없이 근로시간 단축 도입을 곧바로 밀어붙일 경우 산업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족인원은 총 26만여명이며 이들 고용에 따른 비용은 연간 12조3,237억원에 달한다. 이 피해 규모의 70%는 300인 이하 중소·중견기업이 뒤집어쓰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