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공행상 논의가 가장 활발한 쪽은 부동의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다. 당내 경선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4월 초부터 섀도캐비닛(예비내각) 명단이 작성됐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문 후보는 최근 ‘설’로만 나돌던 ‘호남 총리’ 또는 ‘비영남 총리’ 카드를 공식화했다. 2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양분하고 있는 호남표를 의식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호남 정치인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의석으로 국정을 이끌기 위해서는 여의도 사정을 잘 아는 총리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당 안팎에서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목포),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나주), 김효석 전 의원(장성) 등이 거론된다. ‘비영남 출신’으로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등이 오르내린다. 경제부총리에는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 조윤제 국민성장위 상임위원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이, 법무부 장관에는 박영선·박범계 의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해결할 외교부 장관에는 외교 자문단을 이끄는 정의용 전 의원, 송영길 총괄본부장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상대 후보로부터 ‘제2의 최순실’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3철(양정철·전해철·이호철)의 등용 여부는 놓쳐서는 안될 관전 포인트다.
안 후보 쪽에서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안 후보가 제안한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을 맡아 차기 정부 구성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리에 대해 안 후보는 “책임총리는 국회의 추천을 받아 지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을 맡은 최상용 고려대 정외과 교수,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외교안보 분야, 박기백 서울 시립대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채이배 의원 등은 경제 분야 요직의 유력 후보다. 청와대 요직에는 김성식 의원, 조광희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 등이 꼽힌다. 박지원·손학규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으로 재판 중인 박선숙 의원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총리 후보의 조건으로 ‘충청 또는 영남 출신’을 내걸었다. 한국당에 영남 인사가 절대다수인 만큼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충청’ 출신이 1순위로 거론된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충령대첩(충청와 영남 중심의 전쟁)”이라며 “충청 총리론을 내세운 것은 그만큼 충청 표심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충남 당진 출신인 인명진 당 비상대책위원장, 충북 청주가 지역구인 정우택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첫손에 꼽힌다. 홍 후보는 국방부 장관에 육군 제1야전군사령관 출신의 박정이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을 지목했고 청와대 안보실장은 한미연합사 대장 출신, 법무부 장관은 정치색 없는 호남 출신 강력부 검사 출신, 교육부총리에는 전교조를 제압할 보수우파 인사를 예고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한 나머지 장관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고려해 당내 인사를 기용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