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인터뷰②] 엄마가 된 배우 남상미, "껌딱지 두 사람으로 내 삶이 심심하지 않아"

①에서 이어집니다.

“엄마가 됐다는 것. 연기를 하는 나에게도 긍정적인 변화였다. 아기가 크는 만큼 나도 같이 크고 있다. 배우 남상미는 매일매일 성장해 간다”




/사진=제이알 엔터테인먼트/사진=제이알 엔터테인먼트


한양대 롯데리아걸에서 배우로 변신,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하지만 MBC 드라마 ‘러브레터’로 데뷔한 2003년 그때처럼 여전히 가슴 속에 많은 꿈을 품고 있었다. 남상미는 지난 30일 종영한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김과장’에서 윤하경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하기도, 공감과 감동을 전달하기도 했다.

데뷔 15년 차 여배우로서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을 보여준 남상미는 결혼으로 “공백으로 변화가 있었다. 사람의 영향을 받게 되더라”면서 “내가 이렇게 변했구나 싶었던 것은 연기에서의 변화보다는 내 삶에서 느꼈다. 인간 남상미의 삶이란 그랬다. 현장은 즐겁고 현장 밖은 너무 심심했었는데, 지금은 현장도 집도 즐겁고 시끌벅적해서 심심할 틈이 없다. 일이 많고 앉아있을 틈도 없다. 식구도 많아서 북적북적 한데 어머님 아버님께서 마당에 키우시는 개도 다섯 마리나 된다.”라고 일상에서의 변화를 회상했다.

이어 “향기가 나는 공간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사람은 경험이 많을수록 단단해진다는데 결혼 전 남상미의 삶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있었고, 집 운동 이런 것 말고는 할게 없었다. 지금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큰 경험을 했다. 어른들과 늘 함께 살고 껌딱지 두 사람이 생겼다. 저를 가만히 두지 않으니 저는 매일 단단해져 가는 중인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이 연기를 하는 나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사진=제이알 엔터테인먼트/사진=제이알 엔터테인먼트


이제 막 17개월이 됐다는 남상미의 딸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시기다. 성장해 가는 아기의 모습 하나하나를 기억해 두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라 촬영장에서 마음 아팠을 법도 하지만 그녀는 ‘떨어져있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는 쿨한 답변을 내놨다.

“아이를 못 보지 않았다. 영상 통화를 정말 많이 해서 떨어져있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가족들도 씩씩하고 쿨하게 대해줘서 결혼 전과 판이하게 다른 것은 없었다. 그리고 저라면 저녁 7시, 8시면 아이를 재우기 시작했었는데 가족들은 안자면 안 자게 놔두더라. 그건 그 아이의 삶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저는 약간 풀어놔야 한다는 주의다.(하하)”

쿨한 엄마 남상미이지만 그래도 생명의 가치, 존재의 가치에 새롭게 눈 뜨게 됐다고 자신의 변화를 전했다.


“예전에는 두부였다면, 지금은 마음이 연두부 같아졌다. 마음이 더 말랑말랑해졌다. 풀이 꺾이기만 해도 ‘아이구’ 싶다”며 “저는 잘 모르겠는데 같이 하시는 다른 분들이 제가 든든하다고 해주셨다. 감독님은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저보고 ‘흰쌀밥’같은 존재라고 해주셨다. 또 남궁민 오라버니 말로는 ‘대장부’ 같은 스타일이라고 하셨다. 결혼하고 더 든든한 면이 생겼나 보다. 하지만 더욱 섬세하게 변한 것도 사실이긴 하다.”

관련기사



남상미는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며 공백기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현재 방송 중이기도 한 tvN ‘집밥 백선생’은 전혀 예상치 못한 출연 제의였다. 남상미는 ‘예능프로그램 울렁증’이 심해 청심환을 먹지 않고는 촬영이 어려운 성격이라 제안을 받고 망설임이 컸지만 덕분에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기회도 잡았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똑 부러진 캐릭터를 주로 맡았지만 요리 실력에서 의외의 ‘허당’ 모습으로 친근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너무 남상미 날것의 노출이 많아진다면 작품으로 인사드릴 때 보시는 분이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항상 배우로서의 고민이 있다. 그래서 ‘집밥 백선생’도 고민을 했었다. 본업이 연기자이다 보니 오로지 남상미를 보여줘야 하는 것들에 대한 숙제는 항상 갖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이고 인간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집박 백선생’ 출연을 결정했다. 예능을 한다는 건 남상미를 조금은 편안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

/사진=제이알 엔터테인먼트/사진=제이알 엔터테인먼트


‘김과장’과 ‘집밥 백선생’으로 방송 복귀를 성공적으로 알린 남상미의 다음 목표는 ‘악역’이다. “저는 악역에 대해 갈증이 항상 있다. 연기자의 좋은 점이 나와 다른 삶을 산다는 것 아닐까싶다. 그런데 역할도 비슷비슷한 것이 들어온다. ‘그 이미지가 좋았으니 전작이 사랑 받지 않았겠느냐’ 하는 생각에 비슷한 캐릭터가 들어오는 것은 이해가 간다. 색을 다채롭게 가져야 하는 것은 저의 숙제 같다. 드라마나 영화 쪽으로, 역할이나 비중은 상관없다. 텔 미 썸딩(Tell Me Something)의 심은하 배우가 맡은 채수연 같은 역이 욕심난다.”

드라마 종영 이후 다시 육아로 복귀한 남상미는 대중에게 돌아올 작품을 모색하며 윤하경과 천천히 이별 중이다.

“당분간은 하경이를 비우는데 힘 써야 할 것 같다. 드라마 하는 동안은 대본을 잘 안받는 편이기도 한데, 일단은 천천히 육아를 하면서 윤하경을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배워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다시 담아내야 하는 시간이 왔을 때 좋은 연기로 돌아오겠다. 세상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고 그게 삶이겠지만 기왕이면 표현의 폭이 커서 재미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남상미는 김과장을 사랑해주었던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며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더할 수 있는 말을 전했다.

“드라마 시작할 때 많은 분들께 응원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 ‘김과장’은 끝났지만 이 응원을 잊지마시고 위로 받으시면서 활기차게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시즌2가 나올 수 있다면 이 배우들 그대로 한다면 땡큐다. 시즌2가 나올 때쯤이면 저는 윤과장이 되어 있을 것이고 다른 사회적 문제와 다른 에피소드가 회자되지 않을까 싶다. 김과장으로 그런 문제들이 다시 재탄생 될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다.”

/서경스타 문경민기자 sestar@sedaily.com

문경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