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오 美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주말 극비리에 방한한 것으로 1일 파악됐다. 미국 대외 정보 당국의 수장까지 방한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 라인의 주요 인사들이 사실상 전원 한국을 찾은 셈이 됐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폼페오 국장은 지난달 29일 한국을 비공개리에 방문해 이병호 국정원장,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과 잇달아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오 국장은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과 관련한 정보, 북한 핵·미사일 역량에 대한 양국의 평가 등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폼페오 국장은 또 지난달 30일 저녁에는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주관하고,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자리한 만찬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오 국장의 방한은 지난 2월과 3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한, 지난달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에 이은 것이다. 미국 외교·국방 당국의 수장에 이어 대외 정보 당국의 수장까지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이는 미국과 북한이 무력시위를 벌이며 강대강의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미국도 상당한 경각심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각 당의 대선후보 측은 폼페오 국장 측과의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폼페오 국장의 입국 사실도 전혀 몰랐다. 아직 선대위에 연락이 온 바가 없다”며 “만남을 시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선대위의 다른 관계자도 “정식 외교채널도 아닌 CIA 국장이 대선후보 측에 접촉하는 것은 관례에도 맞지 않는다”며 “만에 하나 연락이 오더라도 응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폼페오 국장은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일찌감치 CIA 수장으로 낙점됐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그는 지난달 13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서(CSIS)에서 열린 안보 간담회에서 북한 핵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응 선택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