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선 D-7, '막말레이스' 뒷감당 어떻게 할 건가

19대 대선 투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막말 레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흠집 내기 차원을 넘어 이제는 대선후보 자격이 없으니 대놓고 사퇴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내뱉어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킬 지경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의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1일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대한민국 자유가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후퇴한다”며 “대통령은커녕 후보자격도 없다”고 낙인 찍었다. 전날 이해찬 민주당 의원이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문 캠프의 이런 발언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막말에 대한 맞대응이라지만 폄훼와 헐뜯기라는 점에서 금도를 넘기는 마찬가지다. 전날 홍 후보는 “(언론이) 어떻게 해서라도 (나를)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XX들을 많이 한다”며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도 “문재인이 집권하면 (이해찬이) 좌파 공화국의 상왕이 된다”며 거친 공세를 이어갔다.


대선후보와 캠프의 난타전에서는 상대방을 국정 파트너로 도무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아집과 독선마저 느껴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캠프도 홍 후보의 자격 미달론에 가세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은 “홍 후보는 청산의 대상이지 어떤 경우에도 함께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지지율 상위 3개 캠프의 막판 이전투구는 최근 후보 지지율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1위 굳히기든 막판 뒤집기든 각각 지지층을 결집하는 차원에서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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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망발을 대수롭잖게 늘어놓는 게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오산이다. 유권자들은 대선주자들이 국정을 어떻게 이끌지, 정책 비전은 무엇인지를 들으려 하지 막말 레이스를 보자는 게 아니다. 더구나 새 정부는 대선 이튿날인 10일 곧바로 출범한다. 수많은 공약을 이행하려면 다른 정당과의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 인위적 정계개편이 없는 한 어떤 정책이든 2~3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옴짝달싹 못하는 게 국회 의석 분포다. 대선주자들은 상대방 후보가 경쟁의 대상인 동시에 국정의 파트너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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