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또 말썽이다. 부상 복귀 후 가장 안정된 투구로 기대를 부풀렸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최소 한 경기 등판을 거르게 됐다.
다저스 구단은 2일(한국시간) “류현진이 왼쪽 엉덩이 타박상으로 열흘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데뷔 후 여섯 번째 부상자명단 등재다. 류현진은 전날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5와3분의1이닝 1실점에 탈삼진을 9개나 곁들이며 시즌 첫 승(1승4패 평균자책점 4.05)을 올렸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거의 2년간 마운드를 떠나 있던 그에게는 973일 만의 승리였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 6이닝 1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호투로 눈도장을 받아 선발 로테이션을 굳건히 지킬 것 같았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게 됐다. 수술 부위인 어깨나 팔꿈치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저스 구단이나 류현진 팬들로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만 거르고 돌아오기를 바라야 하는 입장이다.
류현진은 투구 중이 아닌 베이스러닝 때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4회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그는 후속 앤드루 톨스의 타구 때 2루에 슬라이딩으로 들어갔는데 이때 엉덩이가 그라운드에 먼저 떨어지면서 충격을 받았다. 류현진은 공수 교대 후에도 정상적으로 투구를 이어갔지만 강판 후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엉덩이 부상은 데뷔 후 두 번째다. 2014년 8월에도 오른쪽 엉덩이 부상으로 약 2주간 전력에서 이탈한 적이 있다. 당시도 어깨가 좋지 않던 중에 엉덩이로 통증이 옮겨갔다. 단순 타박상이라면 다행이지만 어깨·팔꿈치 수술 탓에 상체 보호를 의식하는 과정에서 하체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라면 열흘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류현진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적극적으로 슬라이딩하다 엉덩이 쪽에 경직되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불편한 느낌이 있다고 하는데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만 거르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오승환은 스리런 홈런을 맞아 무실점 행진이 6경기에서 멈췄다. 밀워키와의 홈경기에 4대4로 맞선 9회 등판한 오승환은 연장 10회 2루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내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오승환은 이후 2사 1·2루에서 트래비스 쇼에게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3점 홈런을 내줬다. 시즌 세 번째 피홈런. 팀은 5대7로 졌고 오승환은 1과3분의2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1승1패6세이브)을 기록했다. 다만 모두 비자책점이라 평균자책점은 4.50에서 3.95로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