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상승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바른정당 의원 10여명이 집단 탈당해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보수층 결집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후보 지지층 일부를 흡수하며 문 후보를 40% 안팎의 지지율로 묶고 있어 민주당의 고뇌는 더욱 깊어졌다.
상임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일 긴급 본부장단 회의를 열고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해 홍 후보를 지지한다고 한다”며 “진정으로 우리 사회의 건전 개혁 보수가 설 자리가 없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명령에 잠깐 따르는 것 같더니 결국 부패 기득권 세력과 손을 잡는 것은 자기 부정이자 굴욕의 정치”라며 “스스로 청산의 대상이자 심판의 대상임을 자임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후보와 바른정당 의원들의 결합을 구태정치와 박근혜 정권의 연장으로 서둘러 규정함으로써 홍 후보와 한국당으로 쏠리는 중도·보수층 결집을 저지해보겠다는 의도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홍 후보의 무서운 상승세와 심 후보로의 지지층 이탈에 우려를 나타냈다. 우 원내대표는 “막판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며 “현재 여론조사 추이만 보고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후보가 당선될 게 확실하니 ‘놀러 가자’거나 ‘여유가 있으니 진보 후보에 투표하자’는 흐름이 생기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홍 후보가 2위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는 ‘실버크로스’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충청과 강원 농촌 지역의 관망층이 두텁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취약지역에서 의외로 ‘샤이 보수층’이 많다. 너무 낙관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또 진보층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는 심 후보에 대해서도 “문 후보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 개혁동력을 만들어달라”며 “정의당에 대한 지지는 다음 선거에 하셔도 괜찮지 않겠나. 이번에는 정권교체에 집중하는 게 시대 정신이 아닌가 하는 호소를 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역 의원들도 “방심은 절대 안 된다”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현미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른정당 탈당파의 홍 후보 지지 선언을 언급하고 “저들은 저토록 치열하다. 저들보다 더 치열해야 우리가 끝내 이긴다”고 호소했다. 윤관석 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의원들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아울러 민주당은 오는 4~5일 치러지는 사전투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9일 투표 참여 의사를 물어본 결과 20대는 전주 대비 9.6%포인트 하락한 73.8%를 기록했다. 문 후보 지지세가 강한 3040 역시 투표 의향이 줄었고 반면 50대와 60대에서는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