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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파리’ 오락 영화 아니다...조희팔 사건 피해자 실상 담은 무서운 영화(종합)

국내 최초 유사수신 돌려막기 수법으로 7만명가량의 피해자를 양산한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을 아는가. 조희팔 사건은 총 피해액만 5조 원, 7만여 명의 피해자를 낳은 불법 금융다단계 사기 실화이다.

대구 경북 영화인연합회가 힘을 합쳐 만든 로컬 무비 ‘쇠파리’가 8일 오후 롯데 시네마 건대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피해자들의 아픔을 대변하고 보듬어줄 영화‘쇠파리’는 세련되진 않지만 진솔함을 담았다. 오락 영화의 전형을 따랐던 ‘마스터’와 ‘원라인’이 미처 보여주지 못한 실제 피해자들의 아픔과 실상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영화다.




배우 김진우(왼쪽부터), 이연두, 안철호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쇠파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조은정 기자배우 김진우(왼쪽부터), 이연두, 안철호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쇠파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조은정 기자


연출을 맡은 안철호 감독은 “농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쇠파리는 말이나 소의 피를 빨아먹는다. 선량한 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은 제목이다고 밝혔다.

이어 안 감독은 “이 작품을 내놓기까지 2년이 걸렸다. 아직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영화를 봐 주실 분들이 피해자 입장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셨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한껏 귀를 기울인 제작진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의 모임인 ‘바른 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바실련) 김상전 대표는 “이 영화를 하나의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주셨으면 한다.“ 며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내가 경험하거나 들었던 이야기이다“며 영화의 특별한 감회를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이 끝난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려낼지 고민했고 조심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구청에서 근무하는 건실한 청년 ‘해욱’(김진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아버지 ‘만식’(정인기)과 누나 ‘해선’(김희정)이 불법 금융다단계 사기 사건의 피해자가 되면서 그가 꿈꾸던 ‘수경’(이연두)과의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 역시 큰 위기를 맞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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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배우 김진우와 이연두의 진심이 전해지는 영화다. 해욱 역을 맡은 김진우는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진심으로 접근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연두 역시 “이런 일을 더 알리고 더 이상 이런 피해가 없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조희팔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경영이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쇠파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소개를 하고 있다.조희팔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경영이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쇠파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소개를 하고 있다.


‘쇠파리’ 조연배우들이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쇠파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은정 기자‘쇠파리’ 조연배우들이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쇠파리’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은정 기자


이어 “실제 사기 사건을 다룬 영화라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알아가면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아직도 일어나는 것에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또한 김진우는 ”나도 실제로 사기를 당해본 적이 있다. 가까운 사람에게 당하게 되더라. 그래서 ‘쇠파리’ 속 피해자들의 마음이 와 닿았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김진우의 약혼녀로 출연한 이연두는 “‘쇠파리’는 무서운 영화다”라고 정의했다. “이 사기 사건으로 인해서 평범한 한 가정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국민 사기 방지 공익영화’ 쇠파리는 풀리지 않는 조희팔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그대로 반영하며 막을 내린다. ‘대한민국 경찰은 그가 죽었다고 공식 발표했다‘라는 기사와 대비되는 가해자의 현실과 피해자의 고통은 영화 ’쇠파리‘를 통해 담길 예정이다. 오는 5월 개봉 예정.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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