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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가 심정지를 불러 올 수 있다

이부프로펜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최신 연구




모트린이나 애드빌을 먹으면 심장이 멎을까?



3월 중순, 유럽 심장 학회지 ‘심혈관 약물 요법(Cardiovascular Pharmacotherapy)’지에 소개된 어느 연구에 따르면 그럴 지도 모른다.

이 연구에 따르면 특정 비스테로이드 진통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약칭으로 NSAID)를 복용하는 사람은 심정지를 일으킬 확률이 30% 이상 높다고 한다. 심정지와 심근 경색이라는 용어는 혼동되어 쓰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심정지는 심장이 멈춘 것이고 심근 경색은 심장으로의 산소 유입이 막힌 것으로 심정지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상태다.

관절염과 편두통에 많이 사용되는 처방 진통제인 디클로페낙 그리고 이부프로펜(미국에서는 ‘모트린’, ‘이부프로펜’ 등의 상품 명으로 많이 팔린다)이 이러한 위험성이 가장 높다. 반면 나프록센 나트륨(상품명 ‘알레브’)과 처방 진통제인 셀레콕시브(상품명 ‘셀레브렉스)가 가장 안전하다고 한다.

덴마크 연구자들은 각 진통제의 심정지 유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병원이 아닌 곳에서 심정지를 당한 덴마크인 28,947명의 데이터를 얻었다. 덴마크는 지난 1960년대부터 전국민의료 보험을 실시하고 있다. 이 나라는 심정지 환자를 줄이고 환자들의 상태를 개선하고자 지난 2001년부터 덴마크 심정지 등록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진 이후 모든 심정지 환자의 데이터를 익명 처리해 기록하고 있다. 연구의 목적은 병원 밖 심정지(OHCA)에 맞추어져 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들은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나 요인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사례-시간-통제 방식을 사용했다. 이로서 피험자들은 통제군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으로 기능하게 된다.연구 수석 저자 카타리네 B. 손더고르드는 “이 방식을 사용하면 흡연, 비만, 고혈압 등 여러 요인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우회할 수 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라도 환자들이 통제하기 때문에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심정지에 영향을 주는 다른 상관 관계를 배제하고 새로운 진통제를 빈번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골라내기 위해 연구 저자들은 덴마크 환자 등록이 된 환자들 중 사례군과 인구학적으로 유사한 인원 115,788명을 골라 이들에게 동일한 분석을 실시했다. 그 다음 통계 분석을 통해 두 그룹을 비교했다.





연구자들은 모든 NSAID가 심정지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그 효과는 약마다 다르다. 디클로페낙은 심정지 위험을 50% 올리는데 비해 이부프로펜은 31% 올린다. NSAID지만 혈액 희석 효과가 있어 심장에 좋다고 평가되는 아스피린은 이 연구에서 조사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 의약품이 환자가 원래 가지고 있던 위험을 높일 뿐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심정지 확률이 2%였던 사람이 디클로페낙을 복용하면 3%로 높아질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NSAID가 심장 질환 및 뇌졸중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다. 손더고르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심정지가 심장 질환의 첫 징후라는 점이 문제다. 즉, 심정지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본인이 심장 질환이 있는지 자각도 못 하고 산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본인의 심정지 위험이 높은지도 모르는 채로 진통제를 복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통증을 잊기 위해 일상적으로 먹는 약 때문에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무섭다. 아세트아미노펜(상품명 ‘타이레놀’)도 비교적 적은 양을 복용하거나 알콜과 섞어 복용하면 자발성 간 부전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도 몇 년 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손더고르드는 NSAID를 복용하기 전에는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NSAID는 진통 효과 때문에 여성의 월경통을 막는 데 많이 쓰이고 있다. 월경을 하는 여성들은 보통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 이부프로펜을 복용한다고 해서 심장이 멈추지는 않는다. 그러나 하루 복용량이 1200mg을 초과해서는 안 되며 1~2일이상 복용해서도 안 된다. 심근 경색에 대한 과거의 연구에 따르면 불과 1주일 동안 NSAID를 복용한 사람도 관련 징후가 커질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젊은 사람일수록 위험은 낮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손더고르드는 말한다. “NSAID의 위험을 벗어나려면 매일 복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간주된 의약품이라고 해서 무해한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레오페콕시브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심정지 확률이 높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레오페콕시브는 ‘바이옥스’라는 상품명으로 지난 2004년부터 시판되었다. 레오페콕시브의 제작사에서는 이 약을 만성 복용할 경우 심근 경색 및 뇌졸중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해결책은?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심장의 상황을 알고 자신의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일반의약품이라고 해서 생각 없이 복용하면 안 된다.

손더고르드의 주장에 의하면 “수퍼마켓에서는 이 의약품이 아무 위험이 없다면서 팔리고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는 것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Kendra Pierre-Lo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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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a Pierre-Lo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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