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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무릎 꿇은’ 노홍철, 음주운전에는 면죄부가 없다

노홍철이 무릎을 꿇었다. 그의 연예인 인생을 뒤바꾼 ‘그 사건’을 다시 언급했다. 3년이 지났지만 대중의 관심은 여전했다. 다시금 그의 방송 복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7일 서울 여의도 물빛무대에서는 ‘청춘페스티벌 2017’이 열렸다. 노홍철은 ‘인생 졸라 마이웨이-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주제에 맞게 대본 없이 토크를 진행했다. 약 3만 명의 청춘들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고, 청춘들은 그에게 ‘음주운전’을 물었다.




/사진=청춘페스티벌/사진=청춘페스티벌


노홍철은 지난 2014년 11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비롯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자숙 후 2015년 tvN 예능프로그램 ‘내방의 품격’으로 복귀했다. 이후 라디오를 비롯한 여러 방송에 얼굴을 비추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현재는 JTBC ‘잡스’에 고정 출연 중이다.

음주운전으로부터 3년, 복귀로부터는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개운치 않다. 노홍철은 그 시선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무릎을 꿇었다.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이 자세로 이야기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대중의 실망감을 실감한 모습이었다.

노홍철은 방송에 복귀하면서 음주운전을 여러 번 입에 올리고 사과도 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처음이었다. 이날 해명은 크게 두 가지였다. ‘왜 술을 먹었음에도 대리운전을 하지 않았나’와 ‘왜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하지 않았나’였다.

그는 우선 대리운전을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해 해명했다. “당시 대리운전 모델을 하고 있었는데 차를 옮기려고 2만 원 주고 옮기면 대리기사 생각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노홍철은 “나이도 젊고 노는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분한테 돈 드리고 여기서 저기를 옮기면 기분 나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음주 측정 거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경찰을 만나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경찰에게 물었다는 것. 음주 측정이 아닌 채혈을 하면 일주일의 시간이 생긴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노홍철은 “일주일 시간을 벌어야 방송에 덜 피해를 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채혈을 하면 (알코올) 수치도 많이 나오고 복귀 생각할 때 상황도 더 안 좋다. 하지만 훗날이 아니라 당장의 선택을 해야 했다”고 당시 그의 행동 이유를 밝혔다.


이후의 상황은 낯설지 않았다. 2014년 4월, 노홍철에 앞서 길이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 ‘무한도전’ 애청자들은 반 년 만에 또 다시 일어난 불미스런 사건에 실망을 드러냈다. 노홍철은 모든 방송 활동을 접고 대중들 앞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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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춘페스티벌/사진=청춘페스티벌


노홍철의 자유분방함은 프로그램 하차 이후에도 변함이 업었다. 더운 낙타를 보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 이집트로 떠났다. 여행을 하면서 책을 읽게 됐고, 증오하던 책에서 위로를 받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해방촌에 책방을 열었으며 당나귀도 키우게 됐다.

음주운전과 그로 인한 ‘무한도전’ 하차는 분명 좋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노홍철에게 둘도 없을 터닝 포인트가 됐다. 그는 “안 좋은 일이 생기고 나니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며 “책방을 열고, 당나귀도 키우고, 시청률이 저조하지만 하고 싶은 방송만 하는 제 행보를 보면 신기하다”고 이야기했다.

노홍철 개인에게는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다. 물론 마냥 좋게 받아들일 이야기는 아니다. 노홍철도 그 점을 인지했다. “계기가 음주운전이라서 정말 죄송하다”며 “하지만 음주운전이 아니었다면 제 인생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을 거다. 쉽게 갈 땐 몰랐는데 한 번 넘어지고 인생을 다시 돌아봤다”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그의 고백에 아쉬운 시선을 보냈다. 대리기사를 부르지 않은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것. ‘짧은 거리라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이 아니었냐는 추측도 적지 않게 보였다. 구차한 변명이라며, 어떤 이유였든 음주운전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는 단호한 의견도 상당수다.

반면 그가 꾸준히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에 음주운전이라는 키워드를 꺼낸 것도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라 대중의 요구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것. ‘더 나쁜 일’을 한 연예인들도 복귀하는데 노홍철이라고 방송을 재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일부 네티즌의 말대로, 연예인 중 범법행위를 저지른 이는 한둘이 아니다. 특히 음주운전을 한 연예인은 개그맨부터 가수, 배우 등 분야별로 리스트를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많기도 하다. 그러나 타인의 죄에 빗대어 누군가의 죄를 감해주는 면죄부는 없다. 자신의 판단으로 일어난 일인 만큼, 노홍철은 3년 전의 음주운전을 앞으로 30년이 지나도 안고 가야 한다.

노홍철의 활동 여부는 철저히 시청자의 손에 달렸다. 무릎을 꿇고 상황을 설명한 어제처럼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시선은 누그러질 테고, 경솔한 행동을 반복한다면 더욱 차갑게 뒤돌 터.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연예인인 만큼, 음주운전을 했다는 무게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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