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는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찍으며 오랜만에 웃었지만 백화점 업계는 역신장을 간신히 면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탓에 이번 연휴는 내국인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며 “당초 연휴가 11일로 길어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징검다리 연휴를 모두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교외로 짧은 나들이를 많이 가면서 마트 식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황금연휴 마트 3사 모두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매출이 18.6% 증가해 성장률이 가장 높았고 이마트도 지난달 29일부터 7일까지 매출이 10% 늘었다. 홈플러스는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연휴 기간 10% 넘게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가 설 명절이 낀 1·2월에는 -5.4% 역신장, 신학기 특수가 있는 3월에는 -1%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마트도 1·2월 4.6% 성장한 것에 견주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연휴 나들이 족 덕분에 마트 식료품 코너 매출이 크게 늘고 공기청정기 등 황사 관련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도 증가하면서 마트 매출 증가세에 힘을 보탰다.
연휴 기간 평소보다 매출이 감소하는 온라인도 0.5% 신장하며 선방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팀장은 “휴무에는 오프라인이, 평일에는 온라인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장 11일의 연휴 나들이를 떠나는 고객 수요로 축산 상품이 30.5%, 음료가 31.8%, 주류가 36.4% 더 팔려나갔다”고 전했다. 이마트도 과자, 음료수 등 가공식품 매출이 11.3% 올랐고 삼겹살과 채소 등 신선식품 매출도 10.2% 늘었다. 이번 연휴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 매출이 급증한 것도 마트 매출 신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 측은 “황사에 따른 공기청정기 매출 호조와 여름 대비를 위한 에어컨 수요가 늘면서 가전 매출이 전체 매출 증가율을 2.5배 이상 웃도는 26.4% 신장했으며 가전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 전체 매출이 연휴 기간 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백화점은 대규모 황금연휴와 가정의 달을 겨냥한 다양한 할인 행사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은 3.2%, 신세계백화점(신규점 제외)은 3.1%, 현대백화점은 2.6% 각각 성장하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이 3월 0.5% 성장하고 4월에는 역신장했고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1.6%로 매출이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실적이 개선은 됐지만 개선 폭은 미미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와 가전제품 매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며 “연휴가 예년보다 길었던 만큼 쇼핑보다는 나들이를 선택한 고객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