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는 노란색 물결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유정석의 ‘질풍가도’를 개사한 로고송에 맞춰 손가락 다섯 개를 쫙 펴고 손을 흔들었다. 노란 물결의 중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있었다. 심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마감되는 9일 0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되는 ‘심상정X촛불시민 12시간 필리버스킹’ 행사에서 청년,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등과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심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유럽은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 대학 무상교육, 복지 근간을 다 확립했다”며 “국민소득 2만7,000달러인 10위권 경제 대국 대한민국에서 복지국가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심 후보의 복지 공약이 비현실적이라는 타 후보들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심 후보는 “국민이 민간보험에 지출하는 비용이 매년 200조인데 1/3인 70조로 복지를 해결할 수 있으면 절대 과도한 게 아니다”라며 “복지국가는 현실성의 문제가 아닌 지도자의 결단과 비전의 문제”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심 후보는 이어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청년,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환경운동가 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대학생이 “어버이날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꽂아드려야 하는데 등록금을 꽂아드렸다”고 이야기하자 심 후보는 “국공립대 등록금은 없애고, 사립대 등록금은 연 360만원 수준으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소수자임을 밝히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부탁하는 학생에게는 “표를 위해 인권 문제에서 손을 놔 버리는 건 아주 비겁한 일”이라며 “반드시 차별금지법 입법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연단에 올라온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심 후보를 지지하며 “(민주당이) 치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큰 당에서 (심 후보에게) 또 기다리라고 하는가”라며 “갑질 없애겠다는 사람이 갑질하는 격”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왼쪽에 강력한 견제 세력이 있어야 한다”고 심 후보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심 후보는 저녁에 다시 연단에 올라 전날 진행된 프랑스 대선을 언급하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는 77년생”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 35세·국회의원은 23세·지방선거 18세 이상이면 출마할 수 있게 하고, 교육감은 고등학교 1학년부터 투표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청년들의 새 바람, 다양성을 정치권 안으로 불어넣겠다”고도 했다.
이날 유세에는 뽈레뽈레 악단, 세그웨이 풍물단이 참여해 흥을 돋웠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 후보 유세에 5,000명 이상의 시민이 모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