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9일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는 비가 내리면서 일부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마포구 도화동주민센터에 마련된 도화동 제1투표소에는 평균 3분에 1명 꼴로 주민들이 4층 대강당에 있는 투표소를 찾았다.
이곳에서 투표 안내를 맡은 한 사무원은 유권자의 발길이 뜸할 때마다 잠시 앉아 쉬었다. 이 사무원은 “아무래도 비가 와서 잠시 줄어든 것 같다”며 “오전에는 엘리베이터가 쉴 틈이 없이 움직였는데 오후에는 투표하러 온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제1투표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도화동 제2투표소인 복사골 작은도서관도 투표하러 온 주민들이 많지는 않았다.
궂은 날씨에도 투표소를 찾은 선거인들은 ‘투표는 당연한 권리’라고 입을 모았다. 도화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이지욱(80·여) 씨는 “새 일꾼이면 누구든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투표하러 왔다”며 “사전 투표일에도 투표할 수 있었지만 소중한 내 권리를 행사하는 건데 본 투표일에 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오늘 이 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 50대 주부도 “내가 뽑은 사람이 대통령 되면 좋잖아요”라며 유권자로서의 권리행사에 대한 기쁨을 나타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최재민(28)씨는 “내 삶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공약들을 내건 후보를 뽑았다”며 “공약에 포퓰리즘 등 허황된 내용이 적힌 후보에게는 눈길이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화동 제1투표소에서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가족의 부축을 받고 투표장을 찾은 노인도 있었고, 90대라고 밝힌 한 노부부는 모두 지팡이를 짚고 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본 투표일에도 사전투표일처럼 주소지와 상관없이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착각한 선거인들이 적지 않았다. 어느 투표소에서든 투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선거인들은 안내인이 선거인의 주소지를 듣고 투표가 불가하다고 하자 당황한 기색으로 돌아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