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의 '외교 고립' 압박에…대만, WHO 초청장 못 받아

'하나의 중국' 내세운 압박에 고립 심화

9년 만에 WHO 총회 참석 무산 위기

작년 WHO 총회에 참석한 리빈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주임과 린친옌 대만 위생복리부장 /대만 연합보 웹사이트 캡쳐작년 WHO 총회에 참석한 리빈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주임과 린친옌 대만 위생복리부장 /대만 연합보 웹사이트 캡쳐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참석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대만 정부에 외교적 고립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은 이달 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WHA) 등록 마감시한인 9일 오전 대만 위생부가 주최 측의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중앙통신도 WHO 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발송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대만은 1971년 중국이 유엔에 가입하자 유엔 관련 기구에서 탈퇴했다. WHO 총회에도 참가할 수 없었다. 이후 마잉주(馬英九) 총통 정부가 양안 관계 개선을 추구하자 중국이 태도를 완화해 2009년 옵서버 자격의 참가가 받아들여졌으며 이후 매년 참석해 왔다. 그러나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들어선 이래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 인정 문제로 양안 관계가 틀어지면서 외교적 어려움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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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대만 정부는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목적으로 총회 초청장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다. 차이 총통이 트위터에 대만의 총회 참석 당위성을 주장하는 글을 10차례나 올렸고, 대통령선거 참관을 위해 방한 중인 민진당 대표단도 한국에 대만의 총회 참석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대만 정부는 총회 참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만 위생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총회 등록마감 기한을 넘기더라도 참석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라며 “총회 개회 직전까지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민진당도 의사 면허를 소지한 입법위원 2명을 민간인 신분으로 총회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추타이위안(邱泰源) 대만 의사협회장과 린징이(林靜儀) 대만 여성의사협회장이 오는 18일 제네바로 향할 예정이다. 입법원도 외교국방위원회 차원의 참석 대표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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