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은 주식시장의 새로운 역사와 같이 출발한다.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코스피지수가 새 정부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특히 역대 대통령 집권 초기에는 증시가 정책 이슈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만큼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코스피의 고공비행은 앞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개선과 국내 기업실적 호조 등 증시를 떠받치는 기초 여건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펀더멘털은 북핵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사들이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17주째 한국 관련 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기업실적과 글로벌 경기 등 기초 여건이 워낙 탄탄한 만큼 코스피의 상승세는 적어도 올해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고점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현시점에서 최소 10% 정도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참여정부 가장 높고, YS 때는 마이너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재임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이 183.70%로 가장 높았다. 취임 전날인 지난 2003년 2월25일 616에 불과했던 코스피지수는 임기를 마친 2008년 2월24일 1,686까지 올랐다.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코스피지수는 한때 2,000포인트를 넘을 정도로 주식시장은 호황이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대를 유지하고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중국의 특수까지 겹쳤다. 글로벌 유동성도 풍부해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하던 시기다.
다음으로 코스피지수가 많이 오른 것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이다. 임기 중에 19.69%가 상승했다. 취임 초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증시가 하락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임기를 마칠 때는 코스피지수가 2,018로 마감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재임 기간 성적표가 14.07%로 나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약 4년간의 임기 동안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러 ‘박스피’라는 신조어를 만들었고 주가상승률(3.91%)은 4%에도 못 미쳤다.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말기 IMF 외환위기 영향으로 재임 중에 코스피가 19.64%나 하락했다.
◇역대 대통령 지수는 전고후저(前高後低)=국내 증시는 역대 대통령 취임 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집권 말로 갈수록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역대 직선제로 치러진 과거 대선 이후 1년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평균 21.2%에 달했다. 이른바 ‘허니문 랠리’다. 노태우 대통령 때 92.4%로 가장 높았고 김영삼(32.3%), 김대중(26.4%) 대통령 시절에도 평균 이상으로 올랐다.
최근에는 글로벌 변수 탓에 집권 초기 상승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후 1년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에 코스피는 36.8%나 떨어졌다. 박근혜 대통령도 집권 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에 따라 소폭 하락했다.
나중혁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정권 첫해에는 인사와 조직 개편이 있었고 정권 2년 차부터 정부 정책 추진, 3년 차까지 성장률이 개선된다”며 집권 초기 경제 정책에 따른 투자 증가와 경제성장률 상승이 주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장미 랠리 이어진다=과거 통계를 볼 때 이번 대선 이후에도 당분간 주가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역대 대통령 취임 후 평균 1~2년 차 코스피 수익률이 높은데 이는 새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과 글로벌 경기가 때마침 확장국면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올해 5월도 과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때처럼 좋은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장을 이끌고 있는 은행·화학·정보기술(IT) 대형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트폴리오의 급격한 변동보다는 대형주 중심의 베타 전략이 유효하다”며 “내수 소비주의 매수기회를 노릴 것”도 제안했다.
새 정부의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관련주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차기 정부의 신성장 동력 정책은 4차 산업혁명이 될 것”이라며 “관련주의 경우 미래 성장동력 가치에 대해 높은 밸류에이션 적용이 가능해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