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장병규 블루홀 의장 "위메이드, 다소 실망스럽다"

장 의장.. 최근 위메이드와 100억원 투자유치 계약 결렬된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응원하며 글 남겨

장 의장과 남 대표는 네오위즈 시절부터 인연.. 위메이드측에서 투자계약 일방적으로 철회한 것 관련해 "신뢰와 상식이 우선돼야"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 페이스북 캡쳐.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 페이스북 캡쳐.


“나름의 이유는 있었겠지만 위메이드는 다소 실망스럽네요.”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이 최근 위메이드로부터 100억원 상당의 투자 유치에 실패한 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를 응원하며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남 대표와 위메이드 사이에 지난 몇 달 간 일어난 일은 다음과 같다. 남 대표는 올 초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와 만나 100억원의 투자 약속을 받은 후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을 퇴사해 인공지능(AI) 전문 스타트업인 보이저엑스를 창업했다. 사업 준비 과정에서 사무실 임대 비용 등으로 수 천만원의 자금이 들었으며 기타 창업 멤버 또한 기존 회사를 퇴사하는 등 말 그대로 창업에 ‘올인’한 상황이었다. 양측은 창업 초기 비용 10억원 대출을 위한 서류까지 주고받았지만 지난달 25일 위메이드 측이 “약속했던 투자를 하지 않기로 최종결정했다”고 이메일로 통보하며 계약이 엎어졌다. 갑작 스런 상황 변경은 위메이드 창업자인 박관호 의사회 의장의 결정 때문으로 알려졌다. 남 대표는 이번 사안에 대해 본인의 페이스북에 관련 뒷이야기를 16회에 걸쳐 남기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장 의장은 관련 게시물에서 “‘법, 계약, 돈’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법의 목적, 신뢰, 평판, 양심, 도덕, 상식’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면 좋겠다”며 “법은 최소한의 장치가 돼야 하고 신뢰, 상식, 양심 등이 동작하는 사회여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세동 님이 올린 글은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여러 경험들이 솔직하고 투명하게 공유되면, 그만큼 사회경험치는 올라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의장의 이번 발언은 법적 책임을 묻기 힘든 위메이드 측에 도의적 책임을 물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업계에서는 이번 장 의장의 발언에 지지를 보내는 목소리가 많다. 장 의장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의 개발사인 블루홀을 창업했으며 우아한형제들, 잡플래닛 등에 투자한 국내 대표 벤처캐피탈 본엔젤스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본엔젤스 파트너로 일하다 올 들어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장 의장의 이번 발언 배경에는 남 대표와의 남다른 인연도 적잖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카이스트 선후배 사이인 둘은 1990년대 후반 네오위즈 초창기부터 함께 해 지난 2005년 검색 전문회사 ‘첫눈’을 창업하기도 했다. 이후 첫눈이 350억원에 네이버에 매각되면서 장 의장은 벤처 투자가로 활약하고, 남 대표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의 핵심 멤버가 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장 의장과 남 대표는 지금도 종종 만나며 보이저엑스 창업과 관련해서는 장 의장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실제 장 의장은 관련 게시물에서 “(남세동 대표로부터) 투자 조건을 처음 들었을 때는 ‘헛’ 했지만 수천억원의 현금을 가진 위메이드가 지혜롭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창업을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남 대표가 ‘세이클럽’, ‘라인카메라’, ‘B612’ 등의 개발을 주도한 이른바 ‘천재 개발자’라는 점과 관련 인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추가 투자를 받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고민하던 중 엔젤 선배들, 성공한 동료 창업자들이 생각났다. 몇 시간 연락을 돌렸더니 몇 억원의 투자금이 모였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양철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